기안기금심의회, 아시아나 지원금 1.7조 대환 거부
기존 신규자금, 산은 등 채권단이 떠안을 듯…재정건전성 악화 불가피
2020-09-08 14:52:54 2020-09-08 16:40:53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기간산업안정기금 기금운용심의회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투입한 아시아나항공 신규자금 1조7000억원의 이관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단의 재정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8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기존에 투입된 신규자금을 기안기금으로 대환하는 것에 대해 기금운용심의회 위원들이 상당히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자금 1조7000억원은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금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입됐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아시아나항공을 위해 마이너스 통장 형식으로 지원됐다. 해당 차입금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져가는 구조였다. 그러나 매각이 무산되면서 채권단이 책임을 떠맡게 됐다.
 
신규자금 1조7000억원은 자금 성격을 감안하면 기안기금 측이 가져가야 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기안기금 설립 목적이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기간산업을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을 투입한 이유도 코로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서지, 단순 경영상 어려움을 막아주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이미 채권단은 지난해 1조6000억원을 투입해 단순 경영상의 어려움을 지원한 바 있다. 또 지난 5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안기금이 출범했으니 산은이 요구하면 투입된 신규자금을 기금으로 바꿔줘야 한다"고 말했다.
 
기금운용심의회는 대체로 기안기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안기금 지원 대상과 심의 문턱을 높여 오남용을 방지한다는 취지이지만, 그 이면에는 기금운용 실패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은행인 채권단 입장에서는 1조7000억원을 떠안게 되면 재정 건전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코로나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뉴딜펀드 등 주요 정책금융을 주도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앞으로 필요한 자금이 적지 않다. 채권단 관계자는 "앞으로 정책금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며 "특히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된 영구채도 상환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회계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된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앞에 아시아나항공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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