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당국이 페이업체의 충전금을 예치하는 금융회사로 은행을 꼽았다. 타 금융보다 자금여력이 높고 정부의 규제가 촘촘한 만큼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예치기관 선정 방식도 페이업체와 은행 간 자율계약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전자금융업자가 보유한 이용자 자금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지난 7월24일 발표한 디지털종합금융 종합혁신방안의 일환이다. 당시 정부는 이른바 페이업체로 불리는 선불전자지급업의 충전금을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충전금을 외부기관에 예치·신탁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충전금을 예치할 수 있는 기관으로 은행을 꼽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본시장 행위가 아니고 예치하는 것이므로 은행이 예치기관으로 해당된다"며 "안전자산으로 예치되는 만큼 자금이 충분해야 하고 규제도 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당국은 개인 간 거래(P2P) 업체의 투자금 예치기관으로 은행외에도 증권사, 자산규모 1조원 이상의 저축은행을 선정한 바 있다.
충전금 예치기관인 은행을 선정하는 방식도 주목된다. 당국은 우선 페이업체와 은행 간 자율계약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은행에 예치라하고 법에 명시하는 것까지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며 "다만 자격요건으로 가이드라인은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당국은 해당 예치기관에 대한 관리의무 방안도 검토 중이다. △충전금 자금관리를 위한 조직·인력 구성 △위험관리 절차 수립 △적정한 내부통제체계 마련 등이 주요 내용이다.
수조원에 달하는 이용자의 충전금을 선점하기 위해 은행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페이와 쿠팡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송금업체 55곳이 보유한 선불충전금은 1조6700억원에 달했다. 2년전보다 금액 규모가 34%나 늘었다.
금융시장에서는 새로운 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당국의 규제가 과하게 적용될지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충전금이 요구불예금 형태로 들어오면 예치이자가 없다는 점에서 은행에 불리한 건 없다"며 "반면에 다른 방식으로 책임이 부여된다면 오히려 충전금 예치는 은행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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