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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대 사기' 옵티머스 재판, 시작부터 공전
재판부 "열람·복사 신속하게…혐의 인정할 건 인정하라"
2020-09-01 12:40:12 2020-09-01 12:40:12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사기 의혹을 받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지만, 사건기록 검토가 늦어지면서 공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률 위반(사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대표의 1회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사기 의혹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지만 열람·복사가 늦어지며 공전했다. 사진은 옵티머스펀드 NH증권 피해자들이 지난 7월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불완전 판매 규탄 및 적정보상 촉구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들의 법정 출석 의무는 없다. 하지만 김씨를 제외한 4명의 피고인들은 이날 모두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옵티머스 등기이사 겸 H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윤모씨와 대부업체 대부디케이AMC 대표이자 옵티머스 2대 주주로 알려진 이모씨, 지난달 추가 기소된 스킨앤스킨 총괄고문 유모씨는 구속 상태로 출석했다. 옵티머스 펀드 운용이사로 알려진 송모씨는 불구속 상태로 이날 법정에 나왔다.
 
김씨 측 변호인은 "공동변호인이 추가기소 문제로 기록을 복사하고 있으나 (아직) 기록 자체를 다 보지 못했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 진술을 미뤘다. 윤씨와 송씨 측은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다음 기일에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에서 열람 및 복사가 계속 지연된다는 것은 재판을 진행하면서 공통적으로 들리는 얘기"라며 "구속 피고인들의 경우 신속하게 처리되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피고인 측에 대해서도 "쟁점 정리에 관해 오늘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재판이 깔끔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 윤씨, 송씨에 대해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추가 기소한 건을 이 사건에 병합해 달라는 검찰 요청에는 "검토해보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병합하겠다"고 말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한 뒤 약 2900명으로부터 1조2000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김씨가 연루된 사기 편취 금액이 2099억원 가량 더 늘어났다며 추가기소를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은 일단 허가하지 않고 일부 내용을 수정한 후 다시 판단하기로 했다.
 
김 대표와 윤씨, 송씨 등은 2020년 4월부터 6월까지 펀드판매사들의 실사 과정에서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허위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 176장을 위조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윤씨는 배우자가 최근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윤씨는 옵티머스 사기 관련 문서 위조 작업 등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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