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내부거래 관련 과징금을 받으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때 제시했던 '우발채무 손해배상 청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손해배상이 청구된다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HDC현산이 가져갈 구주 가격(인수대금)에서 과징금을 차감해줄 가능성이 크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7일 공정위로부터 8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금호그룹과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 과정에서 '우발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한도'를 구주가격(3228억원)의 9.9%(약 317억원)으로 명시했다. 당시 HDC현산은 공정위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의 내부거래 관련 제재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과징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통상 M&A거래에서는 매각자와 원매자가 '진술과보장' 조항을 통해 손해배상한도를 정한다. 인수한 뒤 거래 기업의 중대한 결점이나 우발채무가 발견됐을 때 이에 대한 배상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계약서에 명시된 것처럼 금호그룹이 HDC현산 측에 과징금 관련 배상을 해줘야 한다"며 "HDC현산 측이 내야할 인수대금 중 하나인 구주가격에서 차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DC현산이 금호그룹으로부터 인수해야할 아시아나 구주 가격은 3228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손해배상 조항이 매매계약 조건에 들어있는 만큼 과징금 이슈가 M&A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HDC현산 입장에서는 실사를 통해 해당 리스크를 어느정도 인지했다"며 "향후 M&A 과정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과징금은 아시아나항공 서비스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며 "기업 가치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공정위 제재가 생각보다 세게 나왔고 아시아나항공이 부당 내부거래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재산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시나리오로 존재했던 공정위 과징금이 결국 현실화됐으므로 당연히 기업가치는 재산정돼야 한다"며 "또 HDC현산이 이를 빌미로 금호그룹과 채권단에 귀책사유를 따져 인수 포기를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27일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업권을 매개로 계열사 인수자금 확보에 곤란을 겪던 금호고속을 부당 지원했다고 보고 △금호산업 152억원 △금호고속 85억원 △아시아나항공 82억원 등 총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은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주기장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모습.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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