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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책비 700%" GA 과열경쟁 부추기는 삼성생명
보험료의 7배 인센티브 주는셈 / 과도한 시책 업계서도 '눈살' / "과당경쟁 부를 가능성 커"
2020-08-13 07:01:00 2020-08-13 07:01:00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GA 소속 설계사를 대상으로 건강상해보험의 시책비를 월납보험료의 700%까지 내걸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최대 700%의 시책비를 내걸며 업계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특정 보험상품의 판매 촉진을 위해 보험대리점(GA)에 판매 드라이브를 걸 수는 있지만, 금융당국이 구두권고한 시책비율을 초과하고 있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달 '가동프로모션 특별연장' 명목으로 GA 소속 설계사를 대상으로 건강상해보험의 시책비를 월납보험료의 700%까지 내걸었다. 시책은 설계사가 신규 계약을 체결했을 때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주는 기본수수료 이외에 별도로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시책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은 월보험료 5만원 이상인 건강상해보험을 판매하면 청정원20세트(1세트당 1만7000원 상당)를 지급하는 시책을 운영 중이다. 이는 월납보험료의 700% 수준으로 5만원 이상 계약을 하는 GA 소속 설계사들의 호응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10만원 이상의 월보험료 계약은 청정원20세트에 현금 20만원을 더해준다. 20만원 이상의 월보험료 계약을 체결하면 청정원20세트에 추가로 현금 60만원을 지급한다. 월보험료가 30만원 이상인 보험을 판매하면 청정원20세트에 현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보험사가 기본수수료 외에 보너스로 134만원을 더 준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시책을 200~300%선에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과도한 시책은 보험사의 사업비 부담을 가중하고, 상품의 불완전판매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는 400%까지를 적정수준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의 700% 시책은 업계 대비 수준으로 봐도 높다. 신상품이나 특정 상품의 매출을 증대할 목적으로 보험사마다 시책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이달 시책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규모다. 
 
특히 GA소속 설계사가 더 많은 시책을 받을 목적으로 삼성생명의 브랜드 인지도를 무기로 삼성생명의 상품만 권한다면 중소 생보사는 영업에 더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들에게는 보험사가 거는 판매수수료나 시책이 판매상품 선정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수밖에 없고, 보험사 영업담당 직원들 또한 실적 경쟁에 밀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업계1위인 삼성생명이 시책을 높인 것은 중하위사들도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아 결과적으로 보험사간 과당경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시책을 위한 물품을 구입할 때 대량 구매하기 때문에 할인을 통해 기존 가격봐 저렴하게 구입한다"면서 "청정원 세트의 경우 소비자 가격은 1만7000원일 수 있지만 대량 구매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30만원 월보험료의 경우에는 업계가 보는 400%대 적정 수준인데 현재 보험영업이 위축된 상황인 만큼 영업 현장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저희는 그동안 비교적 낮은 시책을 지속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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