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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외화RP 금리 줄줄이 인하…달러약세·국채금리 하락 영향
2020-08-13 06:00:00 2020-08-13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증권업계가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잇달아 인하하고 나섰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기조 속에 국채금리 하락, 달러약세 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14일부터 외화예탁금 이자지급(RP) 금리와 외화RP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다. 미국 국채금리 등 시장금리 변동을 반영한 조치다. 외화RP란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고객에게 매도하고 일정기간이 경과한 후 약정한 가격으로 다시 매수하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단기금융상품을 말한다. 통상 RP는 정책금리와 자금조달금리, 국채 등 시장금리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코로나19 재확산을 고려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미중 갈등과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국채금리 하락과 달러화 약세 흐름도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실제 지난달 30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했고 한국은행 또한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낮췄다.
 
이를 반영해 미래에셋대우는 수시형 외화RP금리를 현재의 0.30%에서 0.25%로 0.05%포인트 인하하고 외화예탁금 이자지급(RP) 금리는 0.25%에서 0.20%로 내리기로 했다. 금리 변경에 따른 최소 매수금액은 1450달러에서 1830달러로 조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개인과 법인고객의 외화RP(USD) 매각금리를 기간별로 0.10~0.30%포인트씩 인하했다. 기존 연 1.20%(1년제)를 적용하던 금리는 0.90%로 하락했으며 수시형·자동매매 수익률은 연 0.40%로 0.20%포인트 떨어졌다. 단 91일물은 종전과 같은 0.90%가 적용되며, 판매보수도 수시형과 기간형이 각각 0.10%, 0.20%로 동일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RP금리의 경우 기준금리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기준금리 이외에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며 "조달금리뿐만 아니라 국채, 환율 변화 등에 따른 시장금리 등을 복합적으로 살펴보고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위안화와 달러 모두 내린 곳도 있다. 대신증권은 10일부터 신규 매수 또는 재투자하는 달러RP에 대해 약정기간별로 0.05~0.10%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약정기간이 1년인 경우 기존에는 1.10%가 적용됐지만 현재는 1.00%만 지급하는 것이다.
 
같은기간 CNY RP 수익률은 0.50%에서 0.25%로 인하됐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올해 3월 반영하지 않았던 연준의 금리 조정분이 이번에 반영됐다"면서 "당시 불거졌던 유동성 문제가 어느정도 안정화된 상황에서 시장금리 하락 등의 상황을 감안해 타 증권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한편 RP거래는 여전히 활발한 모습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관 간 일평균 달러RP 매입잔량은 31억7677만달러(3조8435억원)로 월별기준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코로나 백신 개발과 경기부양책 등에 따라 달러 흐름 등이 바뀔 수 있는 만큼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백 삼성선물 책임은 "최근 달러인덱스가 연저점 부근인 95선을 가볍게 하회했고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과 재정정책으로 전방위적인 약달러 지속 분위기가 형성돼왔다"면서도 "백신 개발 소식에 따른 경제 회복 기대감으로 약달러 일변도는 일단 저지됐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감소하며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도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전규연·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달러인덱스가 7월 가파른 약세 흐름을 보인 후 보합권에 머무르며 추가 방향성을 탐색하고 있다"면서 "유로화 움직임과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이슈, 미·중 분쟁은 당분간 환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하반기 달러-원 환율은 중기적인 달러 약세 흐름을 토대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나, 3분기에는 변동성을 수반하며 박스권에서 등락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달 초까지 10년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치 수준까지 급락했고 달러 약세 움직임도 나타났지만 최근 들어서는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국채 금리가 반등하는 분위기"라며 "'쌀때 사둔다'는 전략도 좋지만 정책 변화 등 이슈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백아란기자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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