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부산시금고' 물밑경쟁 치열
부산시 예산 13조 관리·운영…지역 대출실적 평가 비중↑…"기존 부산은행 유리한 구도"
2020-07-17 06:00:00 2020-07-17 0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한 해 13조원 규모의 예산을 관리하는 부산광역시 금고 선정을 두고 은행들의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금고 선정 절차를 담은 자치 법규가 바뀌다보니 지역은행인 부산은행과 나머지 은행들의 눈치 싸움이 뜨겁다. 주금고(1금고)와 부금고(2금고) 중복 지원이 가능해졌고,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지원 항목이 신설되면서 은행별 지역 대출 실적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시는 오는 8월18일까지 금융사들로부터 금고지정 신청서를 접수받는다. 2개 금고에 대한 운영권을 약정하는 것으로, 이번에 선정된 은행 또는 금융사는 2021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4년 간 금고지기를 맡는다. 지난해 기준 부산시 1금고 예산 예치금액은 10조3046억원, 2금고 예치금액은 2조5966억원이다.
 
현재 부산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1금고, 2금고를 운영 중이다. 1금고는 일반회계, 지역개발· 지방채 상환 등 18개 기금 관리가 업무 대상이며, 2금고는 이를 제외한 나머지다. 특히 부산은행은 공개경쟁 입찰이 도입된 2001년 이후 20년 동안 1금고 운영권을 유지해왔다. 지난 5월 부산시가 '부산광역시 금고 지정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 개정을 공포하면서 올해부턴 양상이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은행들이 1금고와 2금고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금고별 복수경쟁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은행들은 한 개 금고에만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어 경쟁이 제한적으로 진행됐다. 부산시는 이번 조례 개정과 관련 "지방자치단체 금고 지정의 통일성,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부터는 입찰에 참여한 금융사의 순위와 총점을 공개한다.
 
금고 지정 평가항목에 '지역재투자' 배점도 신설됐다. 관련 점수만 7점으로 지역발전을 명분으로 은행이 지자체에 전달하는 협력사업비 관련 배점(2점)의 2배 이상이다. 부산시는 지역재투자 현황에 대한 금융위원회 평가결과와 지역에 위치한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실적 및 계획 등을 합쳐 점수를 매길 방침이다. 
 
이번 입찰에는 기존 금고지기인 부산은행과 국민은행을 비롯해 농협은행 등 경쟁이 점쳐진다. 이들 은행이 1·2금고에 모두 도전하더라도 배점 순에 따라 한 개 금고의 운영권만 얻을 수 있다. 다만 저금리로 대형 은행들의 기관영업을 확대하고 있어 다른 은행들의 시도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해 울산광역시 금고 선정에는 22년만에 시중은행들이 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경쟁 확대에도 지역 내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있는 부산은행의 재선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금고지기를 다시 정한 대구, 경북, 경남, 충남 등 주요 지자체들도 기존 은행을 재선정했다. 최근 안산시는 농협은행에 재차 금고 운영권을 맡겼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역 본부에서 지자체 금고 입찰을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고 있지만 역내 투자를 강화한 기준 변화가 이어지면서 경쟁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산광역시가 오는 8월18일까지 새 금고지기 선정을 위한 신청서를 접수 받는 가운데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로비에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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