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나훈아·혜은이…1970년대 추억의 명곡 반추하는 음악계
입력 : 2020-07-01 11:20:29 수정 : 2020-07-01 11:20:29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정부 주도의 고속성장과 팝 음악의 유행, 장발과 미니스커트 집중 단속… 퇴폐적 대중예술이 국가의 안전수호와 건전한 국민경제발전을 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 엄혹한 시기가 있었다. ‘공연활동의 정화대책’에 따라 공연예술에 대한 심의가 강화되던 1970년대. 대중음악 부문은 방송 재심의 기준이 강화됐고 이에 반대급부로 건전가요, 합창대회 등의 흐름이 거세게 일어났다.
 
집집마다 한대씩 놓이기 시작하던 TV는 현실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 이 혹독한 시기에도 음악은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다. 최근 트로트, 국악 인기가 커지면서 음악계에서는 이 시기 추억의 명곡, 인물을 반추하는 흐름도 일고 있다. 아예 새로운 곡으로 해석하거나 새 장르로 재해석. 과거의 향수를 일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재주소년 '혜은이'. 사진/애프터눈레코드
 
지난달 29일 재주소년(박경환)은 신곡 '혜은이'를 발표했다. '혜은이'는 1975년 데뷔해 '당신은 모르실거야', '진짜 진짜 좋아해', '당신만을 사랑해', '새벽비' 등의 히트곡을 낸 그 시절의 슈퍼스타다. '파란 나라', '피노키오' 같은 한국적 동요의 꾀꼬리 같은 목소리 주인공도 모두 그였다.
 
고등학교 시절 ‘경음악 편곡 법’이라는 책으로 고 ‘길옥윤’ 선생을 알게 된 박경환은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저자의 작품세계를 찾아 듣다 ‘혜은이’를 알게 됐다"며 "유튜브를 통해 지금도 소환되고 있는 그에 관한 곡을 써보고 싶었다. 올초 EBS 다큐멘터리 싱어즈에 출연한 화면 속 혜은이를 보며 이 헌정 곡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곡은 ‘저 화면 속에서 노래를 하는 아름다운 이’라는 첫 소절부터 흑백 화면의 소녀 혜은이를 시각적으로 그려낸다. ‘당신은 모르실거야’가 연상될 정도로 곡 전반엔 슬픈 회상의 기운이 맴돈다. 
 
‘파란 나라를 보았니’(파란나라), ‘소녀가 나를 제주도 바다 저 언덕 너머 데려가는데’(감수광), ‘제3한강교 건널 때마다 당신을 생각해요’(제3한강교), ‘경부고속도로 뚫리던 날’(뛰뛰빵빵)…. 곡 곳곳에 혜은이의 당시 곡에 대한 오마주도 숨어있다. 재주소년은 "곡은 단순히 가수에 대한 칭송을 나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산업혁명’, ‘민주 항쟁’ 같은 근현대사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혜은이의 음악이 지닌 힘을 노래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자전거탄풍경 '혜은이'. 사진/withHC
 
그룹 자전거 탄 풍경(강인봉, 송봉주, 김형섭)은 1일 정오 1971년 나훈아가 발표한 팝 발라드 넘버 ‘해변의 여인’을 새롭게 재해석한 곡을 내놓는다. 자전거 탄 풍경은 원곡 느낌을 살리면서 그룹이 가진 포크 감성과 소프트 레게풍을 새롭게 더했다. 편곡에 참여한 강인봉은 뉴스토마토에 “성인가요로 발표됐지만 멜로디나 리듬 자체는 세련된 스탠다드 팝 느낌에 가까웠다”며 “옛 노래지만 최근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해보고 싶었다. 어른들에게는 익숙한 노래, 청춘들에게는 새로운 노래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룹은 코로나19로 지쳐있는 음악 팬들을 위해 잠시 기타를 내려놓고 안무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자전거탄풍경 소속사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앉아서 기타연주를 하는 모습에서 한번쯤 탈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멤버분들이 의견을 모았다”며 “무더위와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한 재미 있는 율동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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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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