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자영업자인데…" 재난지원금에 소외된 임대매장들
입력 : 2020-06-03 14:52:12 수정 : 2020-06-03 14:52:12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마트에 임대료를 수수료 형식으로 납부하는 임대매장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불가능하다. 엄연히 독립된 사업체인데 매출 금액이 마트의 대금결제 시스템에 연결해 관리된다는 이유에서다. 고객들도 헷갈려하고, 심지어 일부 고객들은 그럴 리가 없다며 일부러 안 받아준다고 항의까지 해 난처한 상황도 겪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형마트에 임대 입점해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가 "대형마트 내 임대(수수료) 매장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며 이같은 청원글을 올렸다. 재난지원금은 지난달 11일부터 신청을 받아 현재까지 전체 가구의 98.9%인 2147만여가구에 지급됐다. 액수로는 13조515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모호한 사용처 기준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재난지원금은 기본적으로 대형마트에서 사용을 못하지만,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임대한 미용실과 안경점, 약국, 커피전문점, 동물병원 등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이들 임대매장은 개별 가맹점으로 인정된다. 반면 똑같은 자영업자라 해도 푸드코트 임대매장에서는 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다. 마트와 결제시스템을 공유하고 월세가 아닌 수수료를 지불하기 때문이다. 정작 에르메스나 샤넬, 루이뷔통 등의 명품 임대매장에서 지원금 사용이 가능함 점과 비교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날 청원글을 올린 자영업자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마저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로드숍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린다"며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수개월 지속된다면 그동안 고락을 같이하던 직원들과 함께 할 수 있을지, 언제까지 매장을 지킬 수 있을지 너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돕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본래 취지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조속히 현재 지침을 변경 시행하도록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수수료를 내는 방식으로 입점한 매장들이 많다는 점이다. 실제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임대매장들은 절반 이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마트는 전국 158개 점포에 입점한 2400여개 임대매장 중 30% 가량인 300여개 매장에서만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124개 점포의 1400여개 임대매장 중 800여곳에서, 홈플러스도 140개 점포 6000여개 매장 중에서 약 1100여곳에서만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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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현

산업1부에서 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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