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출 문턱·이자 다 높인다
"대출 부실 우려" 이유로 내세워…수신금리는 신속히 인하
입력 : 2020-06-04 06:00:00 수정 : 2020-06-04 08:30:57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이미 집행한 대출이 많은 데다 연체율 증가가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를 이유로 발 빠르게 조정하고 있어 순이자마진(NIM) 관리를 위한 꼼수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 '기업대출 금리산출용 경험부도율 도입을 위한 제안 요청' 공고를 냈다. 경험부도율 산출과 장기부도율 추정에 관한 기준을 다시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예금보험료율·지급준비금율 등 산출기준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리산출을 위한 용역 요청이며, 코로나19 연체율 관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대출에 대한 부도(연체) 가능성을 제고하는 만큼 금리 인상, 기준 강화 등 대출 영업에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본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구조다. 대출자들의 연체 데이터로 예상손실, 신용위험원가, 예금보험료율 등을 살필 예정인데, 이는 가산금리에 포함되는 주요 요소들이다. 더구나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에 1조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고려할 정도로 기업대출로 늘어난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큰 상황이다. 
   
국민·신한·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들도 시장 상황에 주시하며 대출 영업에 예민한 상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량 중소기업과 대기업 중심 대출 기조를 유지 중이다. 지난달 일부 전세자금대출 중단을 결정했다가 철회한 신한은행은 대출 증가 속도 관리 차원에서 관련 대출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도 대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하고, 업데이트 주기를 짧게 했다.
 
은행들의 '몸 사리기'는 올 들어 집행한 대출이 목표한 성장률(평균 4% 초반)에 임박한 탓도 있다. 지난 4월 말까지 국민은행이 집행한 원화대출은 지난해 말 대비 5.81% 증가했다. 이 기간 신한은행 원화대출이 4.52% 증가했고, 우리은행이 4.20%, 하나은행 2.82% 늘었다. 이 때문에 이들 은행의 5월 원화대출 증가액은 7조4764억원으로 전달(14조9794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연체율도 일제히 올랐다. 4월 기준 평균 가계대출 연체율은 0.27%로 전달 평균(0.25%) 대비 0.02%포인트 올랐으며, 중소기업 대출은 0.47%로 0.04%포인트 증가했다.
 
은행이 대출 영업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예대마진만을 따진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대출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도 예금금리는 순이자마진 하락을 이유로 급하게 낮추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시 통상 2주에서 한 달가량 시간을 두고 수신(예·적금)금리 조정에 나섰다. 전날 국민은행은 기준금리 조정 일주일도 안 돼 예금금리를 낮췄다. 다른 은행들도 이르면 이번 주 후반에서 다음 주 수신금리를 내릴 전망이다. 
 
은행들이 코로나19 여파를 들어 되레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대출 창구에서 대출 희망자가 서류 등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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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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