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 국회 통과, SW 제값받기 첫걸음"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과업 심의위로 과업 규모 명확해지길"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의 포스트 코로나19에 필요한 제도·인프라 연구
입력 : 2020-05-21 14:23:12 수정 : 2020-05-21 15:40:54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의 과업심의위원회는 이제껏 모호했던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의 과업 규모를 특정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소프트웨어의 제값받기를 시작하는 셈입니다."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이하 연구소) 소장은 지난 20일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이하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환영하며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제대로 된 대가를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개정안은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국가기관에 과업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과업 범위와 변경 사항 등을 심사하고 확정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지난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의한 후 약 2년이 지나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최종 통과했다.
 
개정안은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 기업들의 숙원이다. 그간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고 수정 및 추가 요청이 잦았지만 기업들은 그에 대한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비스나 재화에 대한 대가는 단가와 규모를 곱하면 산출된다. 하지만 이제껏 공공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단가(투입 인원 수)만 따졌을 뿐 과업의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특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과업의 규모를 특정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시작하다보니 수정이나 추가 요청이 이어졌다. 과업심의위원회는 발주기관이 요청하는 과업의 규모를 착수 킥오프 미팅 전에 명확히 확정하고 추후 수정·추가 요청이 있더라도 발주기관이 이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이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연구소는 개정안을 만드는 초반 작업부터 과기정통부와 함께 했다. 과기정통부의 산하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부설 연구소인 이곳은 정보통신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한 실태조사와 연구를 수행한다. 최근엔 과기정통부와 함께 소프트웨어 분야 프리랜서들이 기업들과 계약을 맺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프리랜서 표준계약서도 발표했다. 연구소가 지난 2018년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000명 중 55.7%만 계약서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작성한 계약서는 명칭은 도급이지만 내용은 근로계약서로, 혼용된 형태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에 연구소는 과기정통부, NIPA와 함께 프리랜서를 위한 표준계약서 2종(근로·도급)을 마련하고 서울 400개 소프트웨어 사업장에 시범 도입했다. 박 소장은 표준계약서로 자신이 근로자인지, 독립사업자인지 알 수 있고 계약 내용을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소는 현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운영 중인 불합리한 소프트웨어 과업변경 신고센터의 사례와 계약서 작성 시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취합해 표준계약서를 수정·보완하는 것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박 소장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 속에서 경쟁력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기업들은 갑자기 찾아온 비대면 문화에 적응하며 기존 업무를 이어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대면 문화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기업과 국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 소장은 각종 비대면 시스템을 활용해 기존 서비스를 한층 향상시켜 글로벌 기업보다 앞서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소장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를 예로 들며 그들은 협업 플랫폼에 메신저, 캘린더 등 업무와 개인 생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지만 국내 소프트웨어는 단품에 그쳐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의 서비스를 해외 기업들의 플랫폼에 연동을 시키거나 아니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소프트웨어 풀 패키지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비대면으로 기존 업무를 하는 것에서 나아가 다음 수준의 서비스가 가능하려면 어떤 제도와 인프라, 기술이 필요할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전문 인재 양성,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의 산업 고도화 방안, 자율주행·철도·항공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안전 등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박 소장은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솔빛조선미디어 대표, 두루넷 전무, 주인네트 대표를 역임했으며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융합서비스 기획 및 총괄 PM, 서강대학교 산학협력중점 교수 등을 지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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