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유가ETF' 4천억대 소송전
카페서 3천7백여 투자자 참여…"운용방식 변경 따른 투자손실"
전체 발행주식의 4분의1 규모
2020-04-28 06:00:00 2020-04-28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삼성자산운용사가 국제 유가 급락 여파로 손해 배상 소송에 휘말릴 전망이다. 최근 국제 유가가 급락한 시점에 사전 고지 없이 미국 최대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의 운용 방식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운용사가 ETF 운용 방식을 변경한 직후 유가가 급반등했지만, 투자자들은 운용사의 임의 변경 탓에 기대했던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코덱스 WTI 원유선물 ETF 투자자들은 일방적인 펀드 운용방식 변경으로 손실을 입었다며 삼성자산운용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이날 기준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힌 투자자가 3782명에 달했다. 이들의 투자금액은 총 3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덱스 홈페이지에 집계된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WTI 원유선물(H) 상품의 총 발행 주식 수가 2억1570만주인 것을 감안하면 약 4분의 1규모가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셈이다.
 
매월 5~9영업일동안 롤오버(선물 교체)를 진행해온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3일 WTI 선물 운용방식 변경으로 약 80%를 보유하고 있던 6월물 비중을 대폭 줄이고, 7~9월물을 새로 편입했다.
 
문제는 삼성자산운용이 운용방식을 변경하자마자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발생했다. 실제로 6월물은 뉴욕상업거래소 정산가 기준으로 22일과 23일 이틀간 40% 가량 급등했지만, 6월물을 줄이고 7~9월물을 담은 코덱스 WTI 선물 ETF 가격은 4%대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투자자들은 삼성자산운용이 사전 공지 없이 롤오버를 진행하면서 롤오버 비용을 투자자에게 전가한 데다 선물 포지션 변경으로 유가 상승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손실이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특히 삼성자산운용측이 운용 변경을 사후통보한 점에 대해 불만이 크다. 한 투자자는 "룰대로 해서 100% 손실을 봤다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삼성자산운용이 '룰'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했다.
 
해당 상품의 투자설명서에는 "금융투자업자는 법령·신탁계약·투자설명서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업무를 소홀히 해 수익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기술돼있다.
 
그러면서 "수익자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밖의 거래를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투자자들이 기존 월물교체 기간 외에도 월물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점은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자산운용 측은 상품 약관에 위배되지 않으며, 투자자보호 차원의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이 투자신탁은 1좌당 순자산가치의 변동률을 기초지수 변동률과 유사하도록 운용할 계획"이라고 기재돼 있다. 그동안 기초지수 변동률에 연동하기 위해 최근월물을 편입해 왔으나, 반드시 근월물을 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는 것이다. 유가가 폭락한 긴급 상황에서 7~9월물 비중을 늘린 것이 약관에 위법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향후 롤오버 기간이 오면 최근월물만 롤오버해 다시 근월물만을 편입하는 구조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손해 배상 소송의 경우 구체적인 진행상황이 나오면 대처 방안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