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코로나19 여파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합병을 통한 상장은 늘고 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인 스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27일까지 코스닥 스팩 합병을 확정한 기업은 모두 12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스팩 합병건수(11건)를 상회하는 규모다.
스팩은 주식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후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로, 코스닥 우회상장 도구로 활용된다. 통상 스팩은 비상장 기업이나 코넥스 상장사와 합병하는 방식을 통해 상장하며, 상장 후 3년 내 합병에 실패할 경우 원금을 연 1~2%대 이자와 함께 돌려주기 때문에 증시 침체기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난 2월7일 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배급업체 애니플러스와 미래에셋대우스팩2호를 시작으로 기계 제조기업 네온테크(DB금융스팩6호)와 화학제품 제조기업 레이크머터리얼즈(동부스팩5호), 건축기술서비스 기업 지엔원에너지(하나금융10호스팩), 이차전지·디스플레이 장비기업 나인테크(교보7호기업인수목적) 등 5개사가 입성한 상태다.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기업들이 잇달아 공모를 철회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이달 유일하게 상장을 앞뒀던 센코어테크까지 공모를 취소하면서 4월 신규 IPO가 사실상 0건을 기록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스팩의 성장이 눈에 띈다.
스팩합병을 통한 상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현재 뇌 질환 치료제 개발기업 카이노스메드(하나금융11호스팩)는 오는 6월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이전 상장할 계획이며, 치과용 임플란트 기반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덴티스(하나금융9호스팩)와 마이크로칩·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제조사인 윈텍(하나금융13호스팩), 애드테크 기업 와이즈버즈(엔에이치스팩12호)도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철강제조기업 신스틸은 하나금융14호스팩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수새고막(교보9호스팩)과 메가스터디 자회사 아이비김영(엔에이치스팩15호)도 최근 한국거래소에 스팩 합병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아울러 하나금융투자(하나금융스팩16호), NH투자증권(엔에이치스팩16호),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대우스팩5호)등 대형 증권사들도 이달 들어 신규상장 예비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시장에서는 증시 변동성 확대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상장 방식인 ‘스팩’에 관심이 몰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나타나는 가운데 IPO 시장과 신규상장 기업들 역시 코로나19라는 외부 악재를 그대로 적용 받고 있는 중”이라며 “신규상장을 위해 3~4월 수요 예측을 진행했던 기업들이 줄줄이 공모를 철회하는 기현상도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에 대해선 “상장 자체에 대한 변동성이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일반상장의 경우 신규상장 과정에서 공모확정가의 결정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시기가 매우 중요한데, 수요예측 기간에 (코로나19 등) 예상하지 못했던 외부변수의 발생으로 상장 자체에 변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스팩합병 상장은 상장 자체에는 큰 변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또 “상대적으로 시장의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경우 짧은 수요예측 기간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시장에 부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증권사(상장주선인)와 기업의 수익가치와 자산가치를 종합평가해 기업의 가치를 측정하는 스팩합병 과정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통상 수요예측 등 IPO를 통해 증시 입성을 하려면 최소 4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최근 같이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으로 인해 공모 시장이 저조하다”면서도 “스팩합병 상장은 미래 예상실적을 반영한 합병가격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을 확정하기 때문에 변동성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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