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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해외 건설, 발전·토목이 희망
코로나19에도 현대ENG·GS건설 해외 인프라 수주 낭보
2020-04-23 13:59:49 2020-04-23 13:59:49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코로나19로 해외 건설 시장이 암울해진 가운데에도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낭보가 연달아 울리고 있다. 유가 추락으로 우리 건설사의 주력 시장인 중동 석유 플랜트는 발주난에 빠졌지만, 아시아에서 발전소와 철도 등 인프라 시설 공사를 확보했다. 국제 경기 침체 분위기에도 경기 부양 목적과 국가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인프라 발주는 비교적 전망이 양호해 보인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날 대만에서 다탄 복합화력발전소 증설공사를 수주했다. 3억4000만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이 공사는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서쪽으로 50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다탄 발전소 7번 유닛을 증설하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대만 국가 전역에 원활한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해외 수주 소식이 잠잠했던 GS건설은 지난 20일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철도종합시험선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사업은 6억3950만싱가포르달러(약 5500억원) 규모로 기존 골프장 부지에 총 3개의 테스트 트랙을 설치하고 차량·신호·통신·철도 용품 등을 사전 시험하는 철도종합시험센터를 건설하는 공사다. 
 
코로나19로 유가가 폭락하고 국제 경기가 침체되는 등 해외 건설의 발주 환경 악화에도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인프라 사업을 확보하고 있다. 중동 등에서 주로 발주되는 석유 플랜트는 유가 영향을 크게 받아 최근처럼 유가가 불안정한 때에는 발주가 나오기 어렵다. 이미 원유 공급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추가로 석유 생산과 관련된 설비에 투자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발전설비와 철도, 도로 등 인프라는 국가 운영에 필요한 기반시설이다. 이 때문에 발주가 늦어지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낮고 비교적 수주 환경이 낫다는 평가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를 최소화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국가별로 인프라 투자의 필요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발전시설과 도로 등 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국가도 나오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화력발전플랜트 두 기가 개발을 계획 중이다. 나이지리아도 송전선 개선 및 변전소 증설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타리카에서는 55km 규모의 도로 확장과 보수 공사 등 총 17개 고속도로 공사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에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 수주의 무게추를 인프라 시설로 옮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수주 총 223억달러(약 27조4000억원) 중 토목 공사는 45억달러(5조5000억원)로 전체의 20%에 그쳤다. 발전소도 7%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정유에 관련된 산업설비는 전체 해외 수주 중 41%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 시설 발주는 유가의 직접적 영향이 비교적 적다”라며 “국내 업체가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에 나선다면 중국, 인도 등에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가 진행 중인 한 해외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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