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채널A 기자·검사 유착' 본격 수사…내일 고발인 조사

혐박 혐의 고발 사건 관련 김서중 민언련 대표 출석 예정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VIK) 대표에게 제보를 요구하면서 압박한 혐의로 고발된 채널A 기자, 해당 기자와 유착 의혹이 제기된 검사에 대해 검찰이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검찰에 채널A 기자와 성명불상의 검사를 협박죄로 고발한 사건 수사와 관련해 오는 21일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는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고발인 조사에는 김서중 민언련 상임공동대표가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민언련은 지난 7일 이모 채널A 기자와 성명불상의 검사에 대해 협박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김서중 대표는 고발장 제출에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채널A 기자가 검찰을 언급하면서 이철 전 대표를 겁박한 것 자체는 언론 윤리 차원에서 이미 금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자가 협박을 통해서 취재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런 기자와 기자가 있는 언론사는 사실상 언론으로서 사망선고를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고발장에서 "이 기자는 지난 2월17일부터 3월10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피해자에게 편지를 보내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과 검찰 조직 내에서의 자신과 자신이 재직 중인 채널A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 등을 언급하며 유시민 이사장의 비위 행위를 제보하란 압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후 이 기자의 제보 요청은 한층 더 강압적이고 노골적으로 변해갔으며, 이후의 편지들에서는 피해자 이철뿐 아니라 그 가족에게까지 불이익이 미칠 수 있음을 암시했다"면서 "피고발인이 재직하는 채널A는 많은 검찰 취재원을 보유하고 있고, 검찰 고위층 간부와도 직접 접촉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취재 협조 여부에 따라 가족에 대한 처벌 여부와 범위 등이 달라질 수 있음을 함께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31일 이 기자가 이 전 대표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신라젠 수사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이달 1일 후속 보도에서는 이 기자가 신라젠 의혹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연관성에 대해 집착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7일 대검찰청 인권부장으로부터 채널A 취재와 MBC 보도 관련 사건의 진상조사 중간 결과를 보고받았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서울남부지검에 접수된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채널A 관련 고발 사건이 접수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해 언론사 관계자, 불상의 검찰 관계자의 인권 침해와 위법 행위 유무를 심도 있게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뉴스데스크'에서 자신이 신라젠의 전환사채를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지난 3일 MBC 보도본부 제작자 등을, 6일 장모 MBC 기자와 제보자로 알려진 이 전 대표의 지인 지모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민언련의 고발 사건과 최 전 부총리의 고소 사건을 함께 수사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