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급락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등장세가 전개되면서 보험주들도 전월 대비 크게 상승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코로나19로 급락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등이 전개되면서 자사주를 매입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박을 쳤다. 소량 매입에도 주가 방어와 주주가치 제고라는 홍보 효과에 시세차익은 물론 향후 배당 수익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삼성생명 주가가 10일 연속 떨어진 지난달 19일 자사주 4000주를 사들였다. 다음날인 20일에도 2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이후부터 주가가 뛰기 시작했다. 전 사장은 지난달 19일 주당 3만1900원, 20일 주당 3만3940원에 장내 매수했다. 한 달여가 지난 14일 기준 삼성생명 주가는 4만9350원으로 전 사장이 매입한 시점대비 각각 54.70%, 45.40% 상승했다. 무려 1억0062만원이라는 50.05%의 시세 차익을 거둔 셈이다.
전 사장이 주식을 매입한 시점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절묘하게도 삼성생명 주가가 10거래일 연속 폭락한 마지막 날과 반등이 시작된 날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소위 말해 간을 보다 저가 매수 타이밍을 잡아 주식을 매수해 큰 차익을 낸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책임경영이나 주가방어와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일례로 매수 타이밍을 재지 않고 자사주를 사들인 일부 은행권 CEO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역시 한화생명 주가가 6일 연속 떨어진 지난달 17일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여 사장이 1주당 1035원에 매입한 주식은 현재 1760원으로 70% 이상 올랐다.
매수 시점은 전 사장과 여 사장이 탁월했지만, 시세 차익으로는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가 월등하다. 강 대표는 지난달 17일부터 24일까지 총 14회에 걸쳐 자사주 7만2000주를 매수했다. 17일 1205원이었던 주가가 2150원까지 올라 단순 평가 차익만 2억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책임경영과 주주보호 차원의 주가방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소각한다고 주식이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자사주 소각은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 순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자사주 매입 만으로는 주식의 본질적인 가치를 바꾸지 않는다. 특히 보험사 CEO들이 사들인 주식규모는 개인적으로는 큰 금액일 수 있지만, 일일 거래량으로 봤을 땐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극소량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번 하락장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보는 시각이 지금까지 우세했다. 자사주를 매입한 보험사 CEO들이 이번 주식 시장이 끝없는 하락장으로 보고 자사주를 매입했다면 책임경영으로 볼 수도 있으나, 이번 하락장은 저가매수의 기회였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지난달 코스피 시가총액 회전율은 18.28%로 전년 대비 2.84배 높았다. 3월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회전율은 93.55%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이 시가총액의 90%를 넘어설 정도로 활발해 개인 투자자의 투자 열풍을 지칭하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증권업계는 국내 증시가 올해 상반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다 하반기에는 본격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자사주를 매입한 CEO들의 함박웃음이 예상된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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