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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면했지만"…원유 감산에도 저유가는 계속
2020-04-13 15:50:27 2020-04-13 15:50:27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석유수출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OPEC+)가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합의했지만 당분간 저유가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감산한 원유량이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치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13일 정유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전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9일 화상회의에서 하루 1000만 배럴 감산안을 논의했는데 멕시코의 반대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당초보다는 감산 폭이 줄었다. 다만 감산량으로는 OPEC+ 창설 이후 최대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가운데)가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공식 회의장에 웃으며 도착한 모습.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각각 하루에 850만 배럴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앞서 사우디는 4월부터 산유량을 1200만 배럴 이상으로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감산 규모가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와 에너지 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량은 하루 3000만~3500만 배럴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산 협의가 국제유가를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것만 방지할 수 있을 뿐, 당분간 40달러 선 밑으로 유지될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9일 하루 1000만 배럴 감산 소식에 국제유가는 10%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33달러(-9.38%) 하락한 22.76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3일 감산 협의에 대한 기대로 배럴당 28.34달러까지 오른 WTI 가격이 이날까지 내림세를 이어온 결과다.
 
국내 정유업계도 이번 감산 협의가 정유사들의 실적 악화를 만회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량에 못 미치는 감산량은 그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2분기 (국내 정유사들의)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선 코로나19 극복과 적극적인 유동성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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