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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신사업 쏟아지는데…타다, 검찰 고발·서비스 부분 종료까지 '이중고'
11일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앞두고 타다 비대위 검찰 고발
KST모빌리티·큐브카 등은 규제 샌드박스로 사업 확장 나서
2020-04-09 16:35:42 2020-04-09 16:46:26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베이직 서비스 종료일을 하루 앞둔 타다가 또다시 고발장을 받았다. 이번에는 드라이버들이다. 타다 드라이버들은 파견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현 쏘카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드라이버들이 타다 측의 책임을 묻는 것이다. 반면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은 국토부의 도움을 받아 사업 확장 및 신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타다드라이버비상대책위원회가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방문해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쏘카 대표를 고발하는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타다드라이버비상대책위원회(이하 타다 비대위)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방문해 이 전 대표와 박 대표를 고발하는 고발장을 접수했다. 
 
타다 운영사인 VCNC는 오는 11일 0시, 타다의 핵심 사업인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이다.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타다 측은 지난달 11일 드라이버 전용 앱을 통해 드라이버들에게 오는 4월 11일 타다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일자리를 잃게 된 타다 드라이버들은 이 전 대표와 박 대표에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타다 비대위는 타다 측에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 철회를 요구하며 1만2000명의 드라이버의 생계를 내팽개치지 말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5일 VCNC 본사를 방문해 박 대표와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타다 비대위와 박 대표의 만남은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김태환 타다 비대위 위원장은 "타다 비대위 위원 몇 명과 VCNC 측 매니저 급 몇 명이 만나긴 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타다 비대위의 움직임에도 타다는 예정대로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한다. 타다 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한 타다 비대위는 이 전 대표와 박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파견법과 근로기준법 위반이 주요 혐의다. 타다 비대위는 파견법 제 5조와 파견법 시행령 2조, 여객법자동차 운수사업법 2조 등에 근거해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의 운전업무는 근로자 파견 금지 업무이므로 타다가 파견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타다가 드라이버들의 업무 내용과 방식, 근무시간 및 장소를 정했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다며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를 제시했다. 타다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형태로 일한 드라이버들에게 주휴수당 및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태환 타다 비대위 위원장은 "저희가 오늘 이재웅과 박재욱 대표 고발하는 이유는 사실 그동안의 불통 때문이다. 항의 방문도 하고 여러차례 언론에도 저희의 입장을 보도했는데 쏘카와 VCNC, 이재웅과 박재욱 대표는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며 "그 결과 오늘 고발장을 접수하러 검찰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타다드라이버비상대책위원회가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이날 고발장 취지를 설명한 신인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법률원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는 "타다의 입장은 드라이버들이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타다 드라이버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됨이 명백하다"며 "최근 우버 운전기사도 프랑스 대법원에서 자영업자가 아닌 회사에 소속된 종업원이라는 판결을 받았는데 우버 기사들보다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더 많이 받는 타다 드라이버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이어 "타다 관계자들은 드라이버의 노동으로 이익을 얻은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받은 이익만큼 책임을 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타다가 서비스 중단을 앞두고 법정 공방에 휩싸인 가운데,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은 사업 확장과 신사업 추진에 나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큐브카(파파) △KST모빌리티(마카롱 택시)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T블루) △코나투스(반반택시) △코액터스 △스타릭스 등 6개 사가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1년 뒤 시행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맞춰 사업을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서비스를 조기 출시하는 것이다. 
 
사전예약·자동배차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KST모빌리티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차고지 외 근무 교대 허용, 기사 자격 취득 전 임시운행, 예약형 탄력요금제를 허용해달라고 건의했다. 지난해 7월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심야시간대 자발적 동승 서비스를 운영하는 코나투스는 운영 지역을 서울 일부에서 전역으로, 운영 시간대는 심야에서 출근 시간까지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타릭스는 택시 호출 시 미리 요금을 계산해주는 사전 확정 요금제 시행을 신청했다. 예약 전용 플랫폼을 제공하는 큐브카와 코액터스는 승차 거부나 골라 태우기가 없는 운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국토부는 과기정통부와 협력해 이들 6개 기업의 규제 샌드박스 통과를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은 4월 중으로 출범 예정인 모빌리티 혁신위원회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위한 시행령 등 구체적인 법 내용을 정하기 위해 국토부와 협의를 이어간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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