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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한 삼성·LG…진정한 '보릿고개'는 2분기
삼성 반도체·LG 생활가전서 활약…코로나 여파 일부만 반영
2020-04-07 16:26:58 2020-04-07 17:44:11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1분기 실적에서는 코로나19 여파가 일부만 반영된 것으로 보여 진정한 '보릿고개'는 올 2분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애초 지난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55조4930억원, 영업이익 6조1232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이 3000억원 가까이 뛰었다.
 
이번 발표에서 삼성전자가 사업본부별 실적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부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반도체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했던 게 이번 실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스마트폰·가전과 달리 생산 공장 가동이 이어지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온라인 교육이 늘어나면서 미국 등 클라우드 업체의 D램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침체기를 걸었던 반도체 시장이 올해 들어 회복세를 타고 있는 것도 이번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1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DDR4 8Gb 1Gx8 2133㎒)의 3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2.08% 증가한 2.94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3개월 만에 반등한 이후 올해 들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과 TV 등 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이번 분기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두 부문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미주·유럽 뿐만 아니라 남미·동남아시아 등 현지 주요 공장과 판매 매장 등이 문을 닫으면서 생산·판매에 직격탄을 맞았다. 
LG전자는 연결기준 매출액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달성했다. LG전자가 영업이익 1조원 문턱을 넘은 것은 지난 2018년 1분기(1조1078억원) 이후 2년 만이다. 애초 LG전자 1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5조5393억원, 영업이익 8557억원이었으나 이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무엇보다 주력 판매 제품인 TV와 생활가전 부문의 판매량이 늘어난 게 이번 호조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의류관리기·공기청정기·의류건조기 등 '신가전' 인기로 20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 여파를 어느 정도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이번 1분기 업계 예상치보다 호조의 성적을 올렸으나 이대로 안심할 수 없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기가 지난달 본격화한 만큼 진정한 보릿고개는 2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도 1분기와 달리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때 코로나19 여파가 제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도미노처럼 이어진 전자제품 공장과 판매 매장 운영 중단 여파가 실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업에 매우 중요한 유럽·미국 지역 매출에 코로나 관련 타격이 예상된다"며 "TV 판매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가전 역시도 유럽·미국·남미 수요 둔화의 부정적 영향을 받으며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전세계적인 오프라인 유통 제한으로 인해 2분기 영업이익 하향은 불가피하다"며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과 TV 수요가 전년 대비 각각 30%와 22%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LG전자 2분기 영업이익을 40% 하향한 4434억원으로 추정한다"고 예상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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