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로 대공황 막자①-하)주가 89.2% 급락에 실업률은 24.9%…대공황 충격 재현하나
코로나19 팬데믹 외환·금융위기보다 심각, 장기불황 국면 이어질수도
입력 : 2020-03-30 06:00:00 수정 : 2020-03-30 06:00:00
세계경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생산차질의 수준을 넘어 현실화하고 있는 수출·내수의 동반침체는 또 한 번의 글로벌 '경제 대공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달리 ‘공중 보건 위기’에 힘없이 무너지며 경제는 물론 사회붕괴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지금까지의 경제 대공황 상황들을 점검해보고, 또 한 번의 경제 대공황을 막기 위한 해법은 무엇인지 총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짙어지는 세계 대공황 그림자
②대공황 위기 마주한 국내 기업들
③흔들리는 한국경제 '역성장' 현실화하나
④세계 각국 대공황 어떻게 극복했나
⑤대공황 방지 해법은 '고용유지'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1930년대 대공황을 소환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경제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에서만 올해 상반기 중 최소 30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분기 실업률이 30%까지 오르고 국내총생산(GDP)은 50% 감소하는 등 대공황급 충격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 미 연방준비제도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세계 대공황은 지난 1929년 10월 미국 주식과 부동산시장 버블로 촉발됐다. 1920년대 미국은 주가가 4배 이상 폭등하는 등 활황이었고 주식과 부동산 투자, 자금의 해외 대부들이 급증했다. 하지만 1929년 9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다우존스지수는 10월 39.4% 급락했고, 이후 1933년까지 혹독한 경기불황에 빠져들었다.
 
1929년부터 1933년까지 총 9755개 은행이 도산한 데 이어 주가는 정점 대비 89.2% 추락했다. 실물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가져와 이 기간 대부분의 경제지표들은 급속히 악화됐다. 1933년 명목 국민총생산(GNP)는 1929년 대비 45.6%, 실질 GNP는 26.5% 하락했다. 소비자물가는 같은 기간 24% 떨어졌고, 기업투자는 82% 줄어드는 등 극심한 디플레이션을 겪었다. 실업률은 공황 이전 8.7%(1929년)에서 치솟아 24.9%에 달했다.
 
이어서 해외 대부와 교역관계가 많던 국가들을 중심으로 산업생산 급락, 실업 급증 등 대공황 여파가 미쳤다. 독일은 산업생산이 47.4% 급락하며 600만여명의 실업자가 양산됐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은 농업생산 기반이 붕괴됐다. 일본도 800여개 이상의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이 심화됐다. 당시 대공황의 충격은 경기회복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면서 더 가중됐다. 초기 3년간의 디플레이션 이후 장기 침체기에 들어갔는데, 미국은 1941년 공황 이전 수준의 명목 GNP를 회복하기까지 12년이 걸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만성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는 이미 저성장·저물가·저소비의 3저 시대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장기불황 국면에 빠져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1990년까지 5%대 경제성장률을 보였지만, 1990년대 1%대 전후로 급락한 이후 2000년대에는 0%대 성장률을 지속했다. 이 시기 소비지출 증가율도 급락해 1992년 이후 1.0%를 넘지 못했고, 1990년대 중반 이후 대부분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물가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디플레이션 상태로 접어들었다.
 
일본의 장기불황은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자산버블이 붕괴되면서 시작됐다. 1980년대 금융시장의 각종 규제를 완화해온 일본은 플라자합의로 인한 엔화강세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쳤다. 그러다 1980년대 후반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자산시장이 붕괴하고 은행과 기업들의 신용경색이 발생하게 된다. 당시 일본 닛케이지수는 반토막이 났고, 부동산 가격은 1980년대의 30%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금융기관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1990~2001년 10여년간 총 142개의 은행과 보험·증권사들이 도산했는데, 1998년과 1999년 두 해에만 89개 금융사들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사태가 과거 벌어졌던 극심한 경제위기 상황들과 겹쳐지는 건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전방위적인 파급력 때문이다. 실물경제 위축이 금융시장 급락으로 이어지고, 시장 불안은 다시 신용경색과 고용절벽으로 번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각국 정부가 대공황급 경기침체에 대한 전례 없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고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규모의 양적완화를 추진하면서, 지난 2010년 유로존 국가들이 겪었던 재정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이 경제적 충격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불안과 공포로 확산되는 점도 문제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봉쇄와 격리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는 7월24일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까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연기됐다. 이런 초강력 봉쇄는 중국 우한에 이어, 수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미국과 유럽 등지에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인도 역시 지난 25일부터 3주간 전국 봉쇄령을 발동해 시민들의 이동을 제한했는데, 거리에 나와 있다는 이유로 경찰이 행인들을 무차별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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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현

산업1부에서 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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