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쓰고 물건에 손 타고…'코로나 사각지대' 보드게임카페
제재 근거 없는데다 자율 대응 약해…기본 통계조차 없어
입력 : 2020-03-29 06:00:00 수정 : 2020-03-29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실내 체육시설·게임·유흥시설·PC방·노래방·학원 등이 다음달 5일까지 정부 권고에 의해 운영 제한되고 있지만, 보드게임 카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지난 27일 방문한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상권의 A 보드게임카페는 오후 1시 오픈 시간이 되자마자, 두 팀의 고객을 맞이했다.
 
상가 입구나 업체 출입문에는 A카페가 작성한 코로나19 관련 경고문이나 공지사항이 붙어있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담당 직원은 커튼이 쳐진 룸으로 안내하면서 "벨을 누르면 와서 게임 설명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2시간 내내 다른 룸들에서 웃고 떠들면서 게임하는 소리가 들렸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여러 사람이 뿅망치를 집어들고, 조그만 게임용 벨 하나를 놓고 누르기 경쟁을 했다. 그나마 카운터에 살균제가 있기는 했지만, 분무기식이어서 아래로 눌러서 사용하는 방식과는 다른 생소한 형태였다. 소독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문의하자 직원들은 "게임판을 소독한다"고 설명했다.
 
동일한 상가의 다른 업종들은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보드게임카페와 같은 층에 있는 헬스장은 지난 24일부터 오는 5일까지 임시휴업을 실시했다. 그 옆에는 '마스크 미착용시 입장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구청 안내문, '방문확인증을 작성하지 않으면 입장이 거절당한다'는 내용의 업체 자체 안내문이 붙었다. 정부에 의해 문을 닫기 전부터 위생에 신경쓴 흔적이었다.
 
지하 1층에 있는 일반 카페, 볼링장·탁구장 등 모든 업체는 지난 22일부터 오는 5일까지 임시휴업하기로 했다. 20대 남성 3명이 당구를 치러왔다가 안내문을 보고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주변의 다른 보드게임카페 4곳을 방문했을 때도 3곳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등 별다른 대비가 돼있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 중 2곳은 카운터에 손소독제가 보이지 않았다. A 보드게임카페와 동일한 프랜차이즈인 B 보드게임카페 관계자는 "소독하고 있으며, 영업 중이라 따로 드릴 말씀 없다"고 자세한 설명을 회피했다.
 
C카페 측도 직원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질의할 때 "(손님들이) 마스크 쓰고 들어와서 계세요"라고 동문서답을 하는가 하면, 코로나19가 닥치고도 매출에 큰 변화가 없다는 D카페도 "저희가 설명을 하는거다 보니까 매번 (마스크를) 쓰면서 있을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밀폐된 공간에서 위력을 발휘하는데다, 보드게임카페는 몇 시간 머무르는 경우가 상당해 위험성이 더해진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중랑구 6·8번 확진자들은 송파구에 있는 보드게임카페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지난 18일 밤 10시4분부터 다음날 새벽 6시30분까지 머무른 바 있다.
 
하지만 별다른 제재 근거는 없다. 학원, PC방, 노래방, 유흥시설 등은 허가나 신고를 하기 때문에 '관'이 관여할 근거가 있지만 보드게임카페는 자유업이라 없다는 것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똑같이 자유업인 식당은 영업허가라도 받지만, 보드게임카페는 아무나 가서 신고만 하면 되는 것"이라며 "게다가 세무서에 신고하면 될 뿐, 구청에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구청에서 담당 부서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보드게임카페 중에서는 카페처럼 휴게음식점, 다른 식당처럼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역시 당국의 손이 닿기 힘든 점은 마찬가지다. 서울시 관계자는 "음식점으로 신고하지, '보드게임카페'라는 카테고리로 별도 신고하는 게 아니라 통계가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통계 부재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을 넘어선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매년 게임백서를 내지만, 백서에는 보드게임 산업의 성장세만 명시돼있을 뿐 카페 숫자는 없다. 보드게임계의 대표 단체인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도 게임 유통업체를 담당할 뿐 카페에 대한 통계가 없을 뿐더러, 코로나19 대응을 독려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7일 서울 건국대 상권의 한 보드게임카페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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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현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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