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딸 방치해 살해' 항소심서 남편 10년, 아내 7년 감형
검찰 "법원 판단 적정하지 않아…상고 여부 검토"
입력 : 2020-03-26 20:23:47 수정 : 2020-03-26 20:23:47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생후 7개월 된 딸을 5일간 집에 혼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부부가 2심에서 일부 감형됐다. 검찰은 법원의 판단이 적절치 않았다며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구회근·이준영·최성보)는 26일 남편 A(씨에게 징역 10년을, 아내 B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20년, 장기 15년~단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생후 7개월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있는 아버지 A씨와 어머니 B씨(오른쪽)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 하기 위해 인천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미필적 확정적 고의가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 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안 한 미필적 고의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1심은 양형기준상 잔혹한 범행수법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미필적 고의는 잔혹한 범행수법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어 양형이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1심보다 감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기일에서 검찰이 동일한 형을 선고받고자 할 경우, B씨는 현재 소년에 해당하지 않아 불이익 변경금지 원칙 상 (힘들다고) 언급한 것이었다"면서 "검찰이 1심 양형에 대해 항소를 했다고 하더라도 동일한 형이 선고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작년 5월 26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5일간 인천시 부평구 아파트에 생후 7개월인 딸 C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들 부부가 숨진 딸을 야산에 매장할 의도로 집에 방치한 채 주변에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사체유기죄도 함께 적용했다.
 
1심은 A씨와 B씨 범행에 고의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남편에게는 징역 20년을, 아내에게는 장기 15년~단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B씨는 1심 선고 당시 미성년자여서 부정기형이 선고됐다. A씨 등이 1심 판결에 불복하면서 사건은 항소심으로 가게 됐다. 다만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5일 열린 재판에서 "B씨의 경우 1심에서 부정기형을 받았는데 현재 성인이 됐다"며 "법률상 검사의 항소가 없으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판결을 할 수 없어 단기형인 징역 7년을 넘길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A씨 역시 B씨와 양형을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1심의 징역 20년은 대폭 조정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며 "이건 검찰이 실수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항소심의 이날 판단에 반발했다. 수사를 맡았던 인천지검은 "당시 피고인들에게 선고 가능한 최고형을 구형했고, 1심 법원도 검찰 구형과 동일한 형을 선고해 항소를 포기했었다"며 "소년이었던 B씨가 항소심에서 성인이 된 경우까지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1심의 단기형 이하만을 선고한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적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항소심은 1심과 사정변경이 없는 A씨에 대해서도 공범의 감형을 이유로 감형했다"며 "이는 공범 사이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양형으로 적정하지 않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후 상고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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