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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유통·소비 대전환…언택트·디지털 시스템 확산
편의점, 무인 운영 시스템 등…온라인 주문 연계 서비스 출시
2020-03-30 09:04:28 2020-03-30 09:04:28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코로나19 확산이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감염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사회적 접촉이 크게 줄었다. 교육, 근무 등이 재택에서 이뤄지고, 비대면 주문 및 배달이 증가하는 등 '집콕 문화'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업계도 이 같은 사회적 변화를 주시하면서 시스템 전환에 착수하고 있다. 
 
CU 바이셀프 100호점. 사진/BGF리테일
 
29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이 코로나19의 종결을 예상하기 어려워지자, 감염을 줄이는 방향의 판매 방식 전환에 나서고 있다.
 
가장 빠른 변화가 감지되는 곳은 '편의점'이다. 편의점업계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무인 운영 시스템 정착에 선제적 투자에 나섰다. BGF리테일이 전개하는 'CU'가 대표적이다. CU는 야간에 무인으로 운영하는 '바이셀프 점포' 도입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기준 바이셀프 점포는 100호점을 넘어섰다. 2018년 4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바이셀프 점포'는 주간과 달리 야간 등 특정 시간에 무인 운영을 겸할 수 있는 '하이브리형 모델'이다. CU가 개발한 '바이셀프앱' 혹은 카카오페이 등으로 매장 출입부터 결제까지 가능해 편의성도 높다. 올해 CU는 코로나19가 확산에 힘입어 '바이셀프 점포'를 2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바이셀프 점포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근무자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이 전개하는 GS25도 무인 운영 '스마트 점포'를 확장 중이다. GS25는 지난 2018년 9월 안면 인식 결제 등이 적용된 '무인형 편의점'을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첫 도입했다. 이후 유인과 무인을 겸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점포'를 가맹점에 적용했다. 최근엔 딥러닝 스마트 카메라와 감지 센서 등 AI가 활용돼 계산대가 필요하는 2세대 무인형 매장을 선보여 기술 발전을 이뤄냈다. 이달 기준 CU의 '무인형'과 '하이브리드형 점포'는 각각 15개, 16개를 운영 중이며, 앞으로도 스마트 점포를 계속 늘릴 방침이다.
 
대형마트는 온라인 주문과 연계된 '미래형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청계천점을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P.P(Pickng&Packing)센터로 리뉴얼하면서 로봇 픽업 서비스 시작했다. 이마트 온라인몰 '쓱닷컴'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받은 바코드를 매장 키오스크에 입력하면 로봇이 주문 상품을 전달해준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매장을 상품을 찾을 수 있어 배송 기사 또는 점원과 일체의 접촉을 피할 수 있다. 
 
롯데마트의 온·오프라인 통합 풀필먼트 스토어.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도 이달 말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풀필먼트 스토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오프라인 점포에 물류센터 기능을 결합해 배송 반경 단축하고, 비대면 픽업 서비스를 전개한다. 과거 롯데마트의 온라인 주문 배송은 15㎞ 광역 상권을 기준으로 이뤄져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예약배송만 가능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점포 물류 기능을 도입함으로써 주문반경을 5㎞로 줄여 1시간 내 '바로배송'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동시에 '매장 픽업' 주문 방식에 자율주행 상품운반 로봇을 도입하거나, 차에서 주문한 물건을 받는 '드라이브 픽'을 시행해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시간과 방법으로 받아볼 수 있는 능동적 쇼핑 개념을 접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 및 식품업계는 언택트 구매에 대한 선호가 확산하자 '푸드테크(Food Tech)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지중해 레스토랑 '발라드샬롯'에 자율주행 서빙로봇 '페니'를 도입했다. CJ푸드빌도 국수 전문점 '제일제면소'에 LG전자가 개발한 'LG 클로이 서브봇'을 지난달 현장에 시범 운영했다. 또한 CJ푸드빌은 매장 앞 태블릿 PC에 이름을 남기면 입장 순서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테이블오더 기술도 도입해 미래형 매장에 한발 앞장 섰다.
 
CJ푸드빌의 미래형 스마트 매장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 사진/CJ푸드빌
 
이외에도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는 서빙 로봇, 태블릿 오더, 스마트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술을 총 집합한 매장 '헬리오시티점'을 선보였다. 커피업체 '달콤커피'는 업계 최초로 선보인 로봇카페 '비트'의 어플리케이션가입자가 이달 10만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유통가 업체들이 무인 및 로봇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비대면 구매에 선호도가 높아지고, 서비스 편의성을 높일 수 있어 장기적인 투자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모바일 쇼핑, 키오스크 등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는 것은 감염 우려 이외에도 편의주의 추구 성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실버 계층의 온라인 및 디지털 소비가 확대되는 것도 특이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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