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본격화…한화·두산 이어 SM면세점까지
과당경쟁·높은 임대료 탓에 면세점 줄폐업 위기
입력 : 2020-03-26 14:28:00 수정 : 2020-03-26 14:28:00
[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다. 대기업 한화·두산도 잇단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시내면세점 특허를 반납한 데 이어 '중소·중견' 면세점으로 분류되는 SM면세점까지 면허를 반납함에 따라 면세점 사업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무분별한 특허권 남발과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면세 사업자들의 줄폐업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SM면세점 인천공항점. 사진/SM면세점
한때 면세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질 만큼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면세점 주요 매출 60~70%를 책임졌던 중국인 관광객이 중국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감소하며, 시내 면세점 경쟁이 심화됐다. 서울 시내 면세점들은 사업자 증가로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큰손'이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에서 보따리상(따이궁)으로 바뀌면서 수익이 악화됐다. 줄어든 중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업계는 치열한 송객수수료 경쟁을 벌여왔다.
 
송객수수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견디지 못한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도미노같이 쓰러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면세점 업계는 생사기로에 놓였다.
 
롯데면세점 김해공항점은 이번주부터 임시휴업에 돌입한다. 앞서 김포공항에서도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모두 휴점에 들어갔다. 신라면세점 제주공항점 또한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됨에 따라 문을 닫고 있다. 하루 매출이 백만원을 밑도는 날이 속출하면서 영업을 지속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셧다운이 본격화하면서 면세업계는 정부에 최대 6개월간 임대료를 인하하거나, 휴업 시 임대료를 면제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업계에 따르면 3월 인천공항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면세점업계 요구에도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한해 6개월간 임대료의 25% 감면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임대료 감면을 혜택을 받는 면세점은 그랜드관광호텔과 시티플러스 단 2곳뿐이다.
 
결국 SM면세점은 코로나19로 매출 급감을 이기지 못하고 서울시내 면세점 문을 닫는다. SM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중견기업 부문 입찰도 중도 포기한 바 있다.
 
SM면세점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와 서울시내 출혈경쟁에 따른 누적적자로 중장기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내·외국인 입출국객 수 급감에 따라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임대료 등 정부 지원에는 배제된 점이 결정타가 됐다.
 
업계에선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사드 보복으로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사례와 같이 조기 철수를 결정하는 사업자가 잇따라 나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공항공사는 '상생·공생 관계'라고 하면서 정작 폐업 위기에 처했을 땐, 정부의 눈치만 볼 뿐 특단의 대책을 못 내놓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적자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업자가 늘면서 중소·중견 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줄폐업'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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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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