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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TV 수요 감소에…디스플레이 업체들 '가시밭길'
2월 LCD TV 전분기 대비 3.5%↓·스마트폰 전년비 38%↓
LCD 패널가는 상승세지만…수요·생산 모두 위기
2020-03-26 07:12:15 2020-03-26 07:12:15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스마트폰과 TV 수요 전망치가 지속 하락하면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 2월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출하량은 2007만3000대로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 올 초 코로나 확산 이전 전망보다 10.2%가량 줄어든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로는 6378만2000대가 출하돼, 전 분기 대비 12.7%,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9% 감소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사정은 한층 심각하다. 지난달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은 6180만대로 전년 동기 9920만대에서 38%나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전 세계 두번째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성장한 인도가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타격을 받으면서 당분간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TV와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감소가 이어지자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손실은 불가피해졌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제조사의 경우 중국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으면서 반사이익이 기대됐지만 세트 수요 자체가 회복되지 못하면 이마저도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주요 생산 거점이 위치한 국가들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셧다운' 위기에 놓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최근 베트남 정부에 예외 입국을 가까스로 허용 받은 뒤 전세기를 띄워 600여명의 인력을 급파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해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올해에도 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광저우 OLED 라인 가동 지연과 전체 TV 수요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반영해 2020년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며 "올해 영업이익은 기존 3041억원 흑자에서 1830억원 적자로 2020년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중화권 스마트폰 출시 지연으로 1분기 2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편 전 세계 패널 생산량 감소로 LCD 패널 단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3월 하반기 기준 LCD TV 패널 가격은 75형이 333달러, 65형이 183달러, 55형이 122달러, 32형이 81달러, 32형이 38달러를 각각 기록해 75형을 제외한 모든 크기의 패널이 상반월 대비 상승했다. 다만 이 같은 가격 상승이 수요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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