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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리 팝 대부' 케니 로저스 별세…향년 81세
2020-03-21 18:26:50 2020-03-21 18:26:5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컨트리뮤직의 세계 대중화에 앞장 서왔던 미국 케니 로저스가 20일(현지시간) 8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로저스 유족 측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로저스가 조지아주(州) 샌디 스피링스 자택에서 자연적 원인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1938년 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난 로저스는 1956년 고등학교 재학 당시 밴드 '더 스칼러스'를 결성했다. 재즈그룹 '더 바비 도일 트리오', 포크 그룹 '더 뉴 크리스티 민스트럴스'의 멤버로 활약하다 1976년 앨범 '러브 리프티드 미(Love Lifted Me)'로 솔로 데뷔했다.
 
1977년 발표한 싱글 '루실(Lucille)'이 컨트리음악연합(CMA)에서 올해의 앨범과 골드상을 받으면서 로저스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후에도 '데이타임 프렌즈(Daytime Friends)', '스위트 뮤직 맨(Sweet Music Man)', '러브 오어 섬싱 라이크 잇(Love Or Something Like It)' 등 히트곡을 잇따라 발표하며 미국 팝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1978년 '갬블러(The Gambler)'는 TV시리즈로 이어졌다. 약 1억명이 시청한 이 드라마에서 로저스는 주연배우로 출연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당대 여심들의 마음을 흔드는 로맨틱 송들을 발표했다. 대표곡 '레이디(Lady)'를 비롯해 '스루 더 이어스(Through The Years)', '쉬 빌리브스 인 미(She Believes In Me)', '유 데코레이티드 마이 라이프(You Decorated My Life)' 등의 명곡들이 이 때 모두 나왔다.
 
1999년 자신이 설립한 레코드사 드림캐처 엔터테인먼트에서 발표한 곡 '더 그레이티스트(The Greatest)', 2000년 61세에 발표한 '바이 미 어 로즈(Buy Me a Rose)'로도 각종 팝차트 1위 기록을 썼다.
 
앨범 65여개의 판매량은 2010년대 초반 집계 기준 무려 1억2000만장을 넘어섰다. 미국레코드공업협회(RIAA)가 앨범 판매 1억장을 축하하기 위해 수여한 다이아몬드상을 받기도 했다. 컨트리 부문 최우수 남자가수상 등 그래미 어워드 3회,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 11회,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18회, 컨트리뮤직 아카데미상 8회, 컨트리뮤직협회상 5회 등 총 100여 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컨트리팝의 대명사로 통하지만 재즈, 록 등 다양한 장르의 벽도 넘었다.
 
음악 뿐 아니라 허스키한 목소리와 덥수룩한 흰 수염으로도 유명했다. 상냥함과 굳센 카리스마를 오가는 매력이 1970~1980년대 당대 여심을 흔들었다. 지난 2012년 미국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녹음한 모든 곡들은 두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며 "하나는 모든 여성들이 듣기에 좋은 것들을 말하는 남성들에 관한 발라드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들에 관한 스토리 송"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이란 다양한 인종 집단의 상호작용으로 태동한 컨트리뮤직의 역사, 기원과도 닿아 있다. 
 
실제로 그의 노래 ‘루벤 제임스(Reuben James)’는 백인 아이를 키우는 흑인에 대한 얘기다. 강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코워드 오브 더 카운티(Coward of the County)', 전쟁으로부터 집을 떠나온 이에 대한 '루비, 돈 테이크 유어 러브 투 타운(Ruby, Don’t Take Your Love to Town)' 등도 있다.
 
2018년 건강 상의 이유로 공연 은퇴를 선언하기까지 약 60여년을 활동한 로저스는 사진 촬영에도 큰 관심을 가져 관련 책을 몇 권 집필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식당 체인을 공동 창립하기도 했다.
 
한국 팬들과의 인연은 1998년 첫 내한공연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12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14년 만에 두 번째 내한 공연이 예정됐었으나 주최 측 사정으로 취소돼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로저스 유족은 코로나19 우려로 장례식을 소규모로 지낼 예정이다.
 
케니 로저스.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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