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물적분할 봇물…매각 이어지나
사업 전문화 목적 내세우지만…분할 주총 통과 후 매각 전환
입력 : 2020-03-16 14:24:14 수정 : 2020-03-16 14:49:52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상장기업들의 물적분할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사업별 책임경영과 전문성, 효율성 제고를 분할 목적으로 내세워 구조개선 작업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인수합병에 비해 분할이 잦아지는 것은 경기 불황에 대비한 체질 개선 작업으로 풀이된다. 과거 분할 후 매각 사례가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유동성 대책으로도 비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분할계획 승인 안건을 올린다. 존속회사는 상품종합도매업에 집중하고 포스코에스피에스(가칭)를 분할해 철강재 가공 및 판매 사업을 맡긴다. 또 대림산업은 필름 사업부문을 분할키로 하고 주주총회 안건에 상정했다. 마찬가지로 아이에스동서와 동부건설도 본업인 건설업을 제외하고 요업제품 제조 및 판매업과 환경관리 대행업 및 폐기물 처리업을 각각 분리하는 안건으로 주총을 치른다. 이들은 모두 물적분할 방식으로 업종 전문화 등을 목적으로 밝혔다. 
 
이들 모두 상법 제530조의12에 따른 단순분할이기 때문에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되지 않는다. 분할을 반대하는 주주는 사실상 이번 주총 결의가 유일한 방법이다. 분할 후 외자유치를 하거나 사업별 책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방만경영을 줄이는 등은 존속회사 주주에게도 긍정적일 수 있다. 다만 물적분할 후 사업부문이 비상장화 되면 추후 매각 등이 이뤄질 시 해당 의사결정에 소액주주가 개입하기 어렵다. 물적분할 후에는 존속회사가 신설회사의 단독주주가 돼 중요 의사결정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승인이 필요 없어진다. 이 때문에 통상 소액주주들은 물적분할보다는 신설회사에 대한 지분 권한이 유지되는 인적분할을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당초 매각 목적이 있으면서도 주총 단계에선 사업성만을 이유로 제기해 소액주주가 의결권 행사에 참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정보의 불균형 문제도 제기된다. 매각 목적이 있다면 최초 공시부터 충실히 정보를 제공해 소액주주가 제반사항을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해태제과는 아이스크림 사업을 분할하면서 역시 사업 경쟁력을 이유로 들었지만 추후 매각 추진이 알려졌다. 아직 매각이 성사되진 않았다. CJ제일제당도 생물자원사업을 분리하면서 사업 집중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밝혔지만 나중에 물밑 매각 작업이 전해졌다. 매각을 타진하다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이들 사업부 매각은 부실사업을 정리하거나 가치가 높은 자산을 매각함으로써 유동성을 확충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라며 “하지만 애초 물적분할 과정에서 매각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주주 의결권 판단이 저해된 것은 기업 공시에서 개선할 점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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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

뉴스토마토 산업1부 재계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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