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91%는 우리가 내는데"…대기업 면세점 '일괄 인하' 청원
2020-03-03 14:51:52 2020-03-03 14:51:52
[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대기업 면세점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을 호소하며 임대료 인하 대책을 거듭 요청했다. 최근 정부가 중소기업 2곳만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자 역차별이라며 더욱 볼멘소리가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의 모습. 사진/뉴시스
3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임대료 인하 대책에서 빠진 대다수 대기업 면세점들이 곡소리를 낸다. 최근 대기업 면세점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 휴점'하고 영업시간 단축에 나서면서 피해가 큰 상황이다.
 
특히 중견기업인 SM면세점의 경우 모기업인 하나투어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사태로 4월 말까지 주 3일제 근무를 도입하기로 했다. 직원들의 임금은 20% 삭감하기로 했다. SM면세점도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앞서 한국면세점협회는 여러 차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만 임대료 산정 방식을 최소보장금에서 매출 기준 영업요율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지만 인천공항은 거절했다.
 
면세업체들의 부담은 결국 면세점 입찰에서도 절실히 나타났다. 지난 27일 입찰을 마감한 인천공항 제1터미널 대기업 사업권 5곳 중 향수·화장품(DF2)과 패션·잡화(DF6) 사업권 등 2곳이 사상 처음으로 입찰 업체 수 미달로 유찰됐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10년 전 신종플루 사태 때는 인천공항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임대료를 10% 인하해줬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면세점 업계가 생사기로에 놓일 정도로 어려움이 큰데도 대기업은 임대료 인하에서 배제한 조치는 납득할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임대료 대부분은 대기업 면세점이 부담하고 있어 이번 지원대책의 수혜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9년에도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1조761억 원 중 대기업 면세점 임대료는 9846억 원으로 91.5%에 달한다. 반면 중소·중견 면세점 임대료는 915억 원에 불과하다.
 
한편,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 여행객 수는 7만166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날(20만8241명)과 비교해 3분의 1가량 떨어진 수치다. 공항 이용객이 줄면서 면세업체들은 비상이다. 지난달 셋째 주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4% 감소했다.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1월 셋째 주 지난해 대비 14.3%, 2월 둘째 주 38.4% 등 급감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파급 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임대시설을 운영하는 공공기관 103곳 내 입점한 업체에 임대료를 6개월간 25~30% 인하해 주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정작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기업은 이 같은 방침에서 제외됐다. 중소 면세점만 6개월 동안 20~35% 정도 임대료를 감면 혜택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임대료 인하를 적용받는 면세점은 시티플러스와 그랜드면세점 두 곳에 불과하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SM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도 정부의 임대료 혜택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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