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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악용 보이스피싱 'AI'로 방어
지난해 피해액 6400억원…당국, 은행 보호 의무 강화 예고
2020-02-27 14:59:08 2020-02-27 14:59:08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를 악용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은행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사기 예방에 나섰다. 갈수록 금융사기 패턴이 다양화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질적 고도화에 나선 셈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전기통신금융사기 AI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공고를 내고 예방시스템 마련에 돌입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전용 솔루션, 금융거래 정보 수집을 위한 업무 시스템(중계 시스템 등), 예방을 위한 일정 기간 학습 및 탐지 모델 개발 등이 사업 내용에 포함됐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업그레이드 하는 차원"이라면서 "금융 사기가 날로 고도화하고 있어 이에 맞춰 은행도 때마다 대응 방안을 고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3년간 보이스피싱 범죄가 2배 이상 급증하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398억원으로 전년 대비 58.4%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민·신한·하나·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들도 지난해부터 금융사기 근절을 위한 AI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금융감독원, 아마존과 대출사기문자 방지 AI 알고리즘 개발에 협업해 이를 IT·보안, 핀테크 기업 등에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금융사기를 예방하는 '리브똑똑 안티스미싱'을 선보인 바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 'FDS 랩(Lab)'을 신설해 보이스피싱 사기 유형을 스스로 학습하고 모니터링하는 AI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하나은행은 2018년 11월 AI기반 신FDS 도입해 지난해 대포통장, 보이스피싱 등 탐지능력을 기존 대비 9배 수준 늘렸다. 기업은행은 금감원, 한국정보화진흥원과 개발한 보이스피싱 방지 AI 앱 'IBK피싱스톱'을 운영하고 있다. 통화 도중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고객에게 경고 음성·진동 등을 전달한다.
 
금융당국도 피해 예방을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는가 하면 은행들의 보호대책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 중 '보이스피싱 종합대책'을 내놓는다. 주요 내용에는 주의의무 수준 등에 따라 은행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피해액을 분담하는 안이 포함됐다. 은행에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의무를 강화해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을 유도할 방침이다. 
 
은행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사기 예방에 나섰다. 사진은 보이스피싱 방지 앱이 시연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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