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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35.5원 폭등..1250원, 9개월來 최고
남유럽·북한 리스크에 외환시장 '패닉'
"외환당국 개입 불구..리스크 진정 안되면 급등세 지속"
2010-05-25 16:11:23 2010-05-25 22:12:11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남유럽·대북 리스크의 영향으로 1250원대로 올라서 9개월만에 최고수준에 마감됐다.
 
외환전문가들은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변동성이 매우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5.50원 폭등한 1250원에 거래가 끝났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8월19일 1255.80원 이후 9개월만에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고스란히 업은 채 9.50원 급등한 1224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밤 미국 뉴욕시장에서 다우지수는 1.24% 폭락했다. 스페인 중앙은행이 최대 저축은행인 카하수르를 국유화한다는 소식에 유로존 재정위기가 민간부문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탓이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 차액결제선물환(NDF)은 1224.0원에 최종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0.70원을 감안하면 1223.30원으로, 전일 현물환 종가대비 8.80원 상승했다.
 
천안함과 관련해 북한의 전투 준비태세 지시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본격적으로 폭등세를 연출했다.
 
탈북자 학술단체인 NK지식연대는 이날 오전 통신원들의 발언을 인용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20일 전군의 전투준비태세 돌입을 명령했다고 밝히면서 환율은 장중 최고 1276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1260원대 중후반에서 1270원대에 걸쳐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에 막히면서 원·달러 환율의 폭등세가 어느 정도 제한됐다.
 
이날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환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환율의 쏠림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고,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도 "환율 급등과 관련해 필요하다며 액션을 취할 수도 있다"며 적극적인 개입의사를 나타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북한발 리스크가 잠잠해질 때까지 환율의 급등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당국 개입이 없었더라면 1300원대도 넘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시장참가자들은 이미 1300원을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현재 금융시장은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하며, 단기적으로 빠르게 안정되기는 쉽지 않다"며 "외환당국의 달러매도가 지속적으로 나오겠지만 대북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상단은 없다"고 예상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10포인트(2.75%) 폭락한 1560.83포인트를, 코스닥지수는 26.37포인트(5.54%) 떨어진 449.96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5859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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