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왜곡에 분노"…한진 전직 임원들도 나섰다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 전쟁에 그룹 전직임원들까지 참전했다. 전직임원들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 주주연합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든든한 지원군을 추가하게 됐다.

 

한진그룹 전직임원회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강성부씨가 한진그룹 경영 현황에 대해 악의적인 왜곡을 하는 모습을 보며 우려를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며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전문경영진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직임원회는 "항공산업의 경우 운항, 객실, 정비 등이 협업으로 이뤄지는 복잡다단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 연계돼 전문성을 지닌 현 경영진을 배제하고 이 분야 문외한인 다른 외부 인사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들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튼튼한 기초체력 아래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을 잡을 경우 무리한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우려했다. 전직임원회는 "항공사 운영 경험이나 노하우가 전혀 없는 투기 세력은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산산조각 낼 것"이라며 "기업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집단에 안정된 경영체제를 절대 기대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진그룹이 자본을 앞세운 외부 투기세력에 의해 그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현 경영진은 더욱 견고한 가족 화합을 통해 경영을 안정시키고,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호소한다"고 말했다.

 

앞서 KCGI는 전날 연 기자간담회에서 현 경영진의 경영 실패로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이 높아졌다며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경영진을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자간담회 종료 후 한진그룹이 이에 반박하며 양측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지분율은 주주연합이 1%p가량 앞서고 있지만, 조 회장이 한진그룹 노동조합 지지를 받고 있어 25%에 달하는 소액주주표 확보에는 유리한 상황이다.

한진그룹 전직임원회가 21일 조현아 전 부사장 주주연합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아래는 성명서 전문

 

한진그룹 전직임원회 성명서

 

한진그룹 전직임원회는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작금의 사태를 보며 심각한 우려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3자 주주연합에서 개최한 기자 회견에서 강성부씨가 한진그룹 경영현황에 대해 악의적인 왜곡을 하는 모습을 보며 우려를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우리는 국가 기간 산업인 항공운송업에 평생을 바친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은 물론 국가 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아래와 같이 성명을 발표합니다.

 

첫째, 한진그룹 전직임원회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전문경영진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합니다.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 경영진은 국내 항공 및 물류 분야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 수십년간 최고의 경험을 축적하고 노하우를 겸비한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을 필두로 한진그룹 전 구성원이 ‘수송보국’이라는 창업 이념 아래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여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진그룹의 주력 산업인 항공산업의 경우 운항, 객실, 정비 등이 협업으로 이뤄지는 복잡다단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 연계되어 있기에 전문성을 지닌 현 경영진을 배제하고 이 분야에 문외한인 다른 외부 인사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합니다.

 

또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한진그룹은 흔들리지 않고 순항하고 있습니다. 그룹 대표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국내 항공사들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튼튼한 기초체력 아래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유로 한진그룹 전직임원회는 조원태 회장 중심의 현 경영체제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합니다.

 

둘째, 각자의 사욕을 위해 야합한 3자 주주연합에게서 한진그룹의 정상적인 경영과 발전을 절대 기대할 수 없습니다.

 

3자 주주연합은 전직 대주주,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명분도 던져버리는 사모펀드, 업종과는 연관없는 곳에 투자해 경영권을 흔들려는 전형적 투기세력의  특유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야합’일 뿐입니다. 일부 한진그룹 출신의 인사가 이들 3자 연합에 동참했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항공사 운영 경험이나 노하우가 전혀 없는 투기 세력은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조각조각 내는 한편, 무리한 인적 구조조정 등 쥐어짜기식 경영을 단행할 것이 명백합니다. 항공/물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나 경험도 없고, 사업의 근간이 되는 이념도 없이 기업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집단에게서 안정된 경영체제를 절대 기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셋째, 75년간 대한민국 수송·물류산업을 책임져온 한진그룹이 외부세력에 의해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지난 75년의 세월 동안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선배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해온 한진그룹이 자본을 앞세운 외부 투기세력에 의해 그 근간이 흔들려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이에 현재의 위기 속에서 한진그룹 구성원들은 조중훈 창업주와 조양호 선대 회장이 일군 소중한 터전이 더욱 안정되고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한진그룹 전직임원회는 현 경영진은 더욱 견고한 가족 화합을 통해 경영을 안정시키고, 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김지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