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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카드사기 278.5억달러…비대면 피해액 급증
모바일·SNS 활용 신종 사기 등장, 한은 "법 정비하고 보호장치 마련"
2020-02-18 17:21:21 2020-02-18 17:21:21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전세계 카드 사기 금액이 278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비대면 카드거래의 사기 손실이 상당했고, 전자상거래 증가와 함께 향후 피해액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카드거래를 포함한 지급수단 사기 방지를 위해 관련 통계를 구축하는 등 중앙은행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요국의 지급수단 사기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8년 전세계 카드 사기 금액은 278억5000만달러로, 전체 결제금액 중 카드 사기율은 0.0686%를 기록했다. 주요국의 카드 사기율은 미국이 0.1346%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영국(0.084%)과 호주(0.0728%), 프랑스(0.062%) 순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카드 사기로 인한 손실액은 94억6000만달러로 전체 손실액의 34.0%를 차지했고, 그 외 국가들이 183억9000만달러로 66.0% 수준이었다. 특히 비대면 카드거래는 전체 거래금액의 15% 정도이지만, 사기 피해액의 54% 비중을 보였고 국가간 전자상거래 증가와 함께 카드 사기 피해액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급수단 사기란 제3자가 카드 소유자 등의 동의 없이 사용자 정보를 취급, 특정 지급수단으로 자금을 지급 또는 수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중 비대면 카드 사기는 전자상거래와 같이 실물카드를 직접 제시하지 않는 거래에서 데이터 유출 등으로 획득한 개인정보를 통해 권한 없이 지급수단을 활용하는 행위다. 최근 익명성을 보장하는 다크웹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계좌 탈취와 사기 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급수단 사기는 과거보다 복잡해졌다.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전자지급수단 이용이 확대됐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연결성 증대가 지급수단 사기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보고서는 앞으로 기존 카드뿐 아니라 현금자동입출기(ATM), 판매정보관리기(POS)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급수단 사기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프랑스와 호주,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지급수단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관련 보고서와 통계를 발표하는 등 지급수단 사기에 대응하는 중"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공식 통계 및 정기 보고서가 없어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이에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이 사기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 지급수단 사기 관련 통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계좌이체 사기나 SNS를 활용한 메신저 피싱 등 신종 사기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법 정비와 보호장치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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