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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 회피?…아파트 법인 구매 급증
지난해 26.6% 상승…개인보다 종부세·양도세 부담 경감
2020-02-13 15:10:22 2020-02-13 15:33:4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로 지난해 법인 명의 아파트 구매 건수가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전체 아파트 매매 건수가 전년보다 줄었는데 법인 명의 아파트 구매 건수는 증가하면서 비중도 늘었다. 이는 개인보다 법인 명의로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이 세금 및 대출에서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으로 개인 대출뿐 아니라 법인 대출까지 규제가 강화되면서 올해 법인 명의 아파트 구매가 지난해 대비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 명의 아파트 구매 건수는 총 2만4009건을 기록하며 전년(1만8971건)보다 26.6% 늘었다. 특히 지난해 전체 아파트 매매 건수(54만6061건)가 전년(56만3472건)보다 줄어든 상황에서 법인 명의 아파트 구매 건수는 오히려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로 인해 법인 명의 아파트 구매 비중은 지난해 4.4%를 기록하며 전년(3.3%)보다 1.1% 포인트 상승했다.
 
법인 명의 아파트 구매는 지난해 5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1191건에 불과하던 법인 명의 아파트 구매가 5월 1755건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12월 4699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세금 및 대출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법인 명의로 아파트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법인 명의로 아파트를 구매할 경우 종합부동산세 합산에서 배제되고, 양도세율이 개인보다 낮게 적용된다. 여기에 개인 구매보다 대출 한도도 유리하게 적용된다.
 
다만,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에서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에 대한 대출 규제까지 일괄 적용하면서 올해 법인 명의 아파트 구매는 지난해 만큼 크게 늘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세제 및 대출 규제를 피해 법인 설립 등을 통해 강남권 등 고가주택 중심의 매수가 꾀 많았다”라며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12·16 대책을 통해 주택임대업 및 매매업 개인사업자뿐 아니라 법인 대출까지 규제를 확대했다. 올해는 법인을 통해 고가주택 매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법인 아파트에 대한 세제 혜택이 개인보다 높아 법인 설립을 통한 아파트 구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투기과열지구 등에서 대출 규제가 개인과 똑같이 적용되고 있어 예전에 비해 좋은 여건은 아니지만, 여전히 종부세 부과 대상 제외, 개인보다 낮은 양도세율 적용 등 개인보다 낫다고 보고 있어 앞으로도 법인의 아파트 구매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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