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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소 개소식을 SNS로, 공약피켓 대신 병균예방 안내"…신종 코로나가 바꾼 선거활동
중앙당서 선거활동 최소화 지침…"지역구 기반 다진 현역에 유리" 정치신인들 속앓이
2020-02-09 16:00:00 2020-02-09 1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 우려에 따라 4.15 총선 예비후보들의 선거 전략도 달라졌다. 예비 후보들은 유권자와 직접 접촉하는 방식을 최대한 피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보류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생방송으로 대체하는가 하면 유권자들이 많이 모이는 전통시장이나 행사장 등을 찾아다니는 행사는 피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로 유권자 접촉이 어려워지는 만큼 지역구 유권자들의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4·15 총선 서울지역 예비주자들의 선거운동도 변화했다.
 
하승창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성동을 예비후보는 지난 7일 유튜브 생방송으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소개했다. 중성동을 지역구에 상대적으로 늦게 예비후보 등록을 한 하 예비후보는 지역 주민들에게 얼굴 알리기가 시급하지만 신종 코로나 여파를 반영해 비대면 온라인 채널을 선택한 것이다.
 
총선 후보자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유력인사·당원 등을 초청해 본인의 세를 과시할 수 있는 효과적인 홍보의 기회로 꼽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후보들은 이 같은 효과적인 선거운동을 하기 어렵게 됐다.
 
하 예비후보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많은 분들을 모시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며 "많은 분을 모시지 않고 스스로를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개소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확산 기미를 보이자 자체 선거운동 수칙을 마련해 21대 총선 출마자 등에게 공지한 바 있다. 선거운동 수칙은 △악수 대신 눈인사 △마스크 착용·다중이용시설 방문 자제 △손 소독제 수시 사용 △올바른 손씻기·기침예절 준수 △감염 예방 수칙 홍보 △당원 집회·각종 행사 축소 또는 연기 등이다.
 
자유한국당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선거사무소 개소식 등 다수가 모이는 행사를 자제하고, 인구밀집지역을 방문할 때는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모든 당원이 예방활동에 동참할 것을 독려했다.
 
유송화 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갑 예비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직접 구민들을 가까이서 만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지역사회에 바라는 점이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유 예비후보는 선거유세 피켓 대신 신종 코로나 예방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다.
 
장도중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동을 예비후보도 SNS를 통한 선거운동을 대폭 강화했다. 신종 코로나 관련 정보를 SNS로 전달하며 홍보하는 방식이다. 장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비상사태인 와중에 갑작스러운 한파로 인해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환절기에는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강동구가 실시하는 방역작업과 자가 격리자 생필품 지원 서비스를 안내하는 글을 게시했다.
 
얼굴을 알릴 기회가 줄어든 정치 신인에게는 신종 코로나가 큰 악재다. 서울 지역의 한 민주당 예비후보는 "직접 지역 행사를 찾아가는 스킨십을 통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데 최근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당 경선이나 본선이) 지역구 기반을 다져놓은 현역 의원들이 유리한 구도로 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운동 침체를 겪고 있다. 여론의 관심이 온통 신종 코로나에 집중되다 보니 좀처럼 선거 분위기가 뜨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대응을 놓고 여야는 연일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이 불신이라며 가짜뉴스와 괴담 차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은 정부 방역이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고 비판했다.
 
유송화 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갑 예비후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예방수칙을 안내하는 피켓을 들고 선거홍보를 하고 있다. 사진/유송화 캠프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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