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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벤처투자 4.3조원 '역대최대'…"제2벤처붐 지속한다"
올해 1.9조 규모 모태펀드 결성…스케일업 위한 '도약 펀드' 조성
2020-01-29 10:38:42 2020-01-29 10:42:39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올해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벤처투자 자금이 시장으로 흘러들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2조원 상당의 모태펀드를 결성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쏟는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 지원은 물론 성장세를 보이는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에도 집중해 벤처 4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에 보다 가깝게 다가설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가 29일 발표한 '2019년 벤처투자 및 2018년 엔젤투자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는 4조2777억원으로 전년(3조4249억원) 대비 25% 증가했다. 벤처투자 규모가 4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최근 3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매년 조단위 숫자가 바뀔 정도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2017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8배 증가한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 수가 전년 1399개에서 지난해 1608개로 증가했고, 기업당 평균 투자규모도 26억6026만원으로 2억원 이상 증가해 질적 측면에서의 성장도 이뤄졌다. 
 
또한 헬스케어,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가 1조7060억원으로 27% 늘어나며 기술 혁신에 관심이 특히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엔젤투자는 553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18년간 깨지지 않았던 제1벤처붐 시절의 엔젤투자액(2000년 5493억원)을 돌파하며 새 기록을 썼다. 
 
제2벤처붐 효과 '톡톡'…"기관 투자 활성화 필요"
 
이처럼 벤처투자가 증가한 것은 제2벤처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중기부는 분석했다. 
 
지난해 벤처투자 4조2777억원 중 순수 민간펀드로부터 투자된 금액은 1조4768억원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지난 2015년 21.4%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민간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참여함으로써 벤처붐을 견인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2017년 모태펀드 대규모 추경 등으로 조성된 펀드에서 투자된 금액도 9154억원으로, 2019년 투자의 21%를 차지하며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한편, 엔젤투자가 증가한 것은 2018년부터 시행된 소득공제 확대 등 세제 혜택의 변화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변경된 소득공제 내용을 살펴보면 엔젤투자액에 대해 10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기존 15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확대됐으며 투자액 3000만원에서 5000만원에 대한 소득공제율도 50%에서 70%로 확대됐다. 또한 전문엔젤과 액셀러레이터 등 전문 투자가 그룹이 늘면서 개인투자조합의 결성 및 투자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지난해 벤처펀드는 4조1105억원이 결성됐다. 전년(4조8208억원)과 비교하면 14.7% 감소했지만, 여전히 4조원 대를 유지했다. 
 
2019년 10월까지는 결성액이 전년보다 높았음에도 연간 규모가 감소한 것은 민간 금융기관, 연기금 등 기관출자자의 펀드참여가 2018년 대비 9289억원 감소하면서 11~12월 두달 간의 결성액이 전년대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중기부는 "벤처투자 시장의 활성화 분위기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중기부는 올해에도 벤처투자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벤처캐피탈 10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벤처투자는 4조6000억원 수준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모태펀드 예산이 1조1065억원(전부처)으로 지난해(492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펀드결성 규모가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올해 투자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펀드 결성도 모태펀드를 통해 조성될 펀드만 2조3000억원 수준이 될 것을 고려할 때 4조원 후반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1.9조원 규모 모태펀드 결성…'스케일업' 집중
 
이날 중기부는 2020년 모태펀드 출자계획도 공개했다. 
 
올해는 역대 최대로 편성한 예산 8000억원과 회수재원을 합해 총 9000억원을 출자하고 이를 기반으로 1조9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출자 분야는 창업단계뿐만 아니라 후속 도약단계를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균형있게 편성해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촘촘한 성장지원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출자재원의 절반 이상인 5200억원(58%)으로 창업 초기에 집중 투자할 9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창업초기, 청년창업, 지방, 여성 등 스타트업 육성에 지원한다. 
 
또한 올해에는 성장세를 보이는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으로 도약하도록 스케일업 영역에서의 투자도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나머지 3800억원을 투입해 9500억원 규모의 '도약(Jump-Up)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도약단계는 D·N·A, BIG3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성장단계로 진입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1단계와 유니콘으로 본격 도약하는 기업을 위한 2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펀드당 700억~800억원 규모로 7000억원을 조성하고, 2단계는 펀드당 1200억~1500억원 이상 대형 규모로 2500억원 이상 조성한다.
 
아울러 정부는 벤처투자의 열기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이번 모태펀드 출자에 이어 K-유니콘 프로젝트와 엔젤투자 활성화 대책 등도 연달아 발표할 계획이다. 
 
먼저 2월에는 K-유니콘 프로젝트가 발표될 예정이다. K-유니콘 프로젝트는 국내 벤처기업의 성장 정책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유니콘 후보기업군을 집중 발굴·육성하는 동시에 K-유니콘 서포터즈 등을 통해 투자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빠르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방안들이 포함될 예정이다.
 
또한 최근 되살아난 엔젤투자 시장을 좀 더 활성화하기 위해 엔젤투자 활성화 대책도 3월 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 대책에는 전문엔젤 육성과 액셀러레이터 고도화 방안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기부는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벤처투자촉진법의 하위법령도 조속히 제정해 벤처투자 생태계의 제도적 기반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벤처투자촉진법이 새롭게 제정되는 법률인 만큼 신속히 시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주요 제도 변경사항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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