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무용 아우른 예술 스펙트럼, 확장되는 BTS 세계관
자연·치유·소통 메시지, 현대 미술 언어로 재탄생…현대무용까지 아우른 신곡 'Black Swan'
입력 : 2020-01-20 15:24:02 수정 : 2020-01-21 10:46:52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현대 미술·무용으로 예술표현의 확장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CONNECT, BTS’는 현대미술가들이 다양성에 대한 긍정 등 방탄소년단이 추구하는 철학을 지지하며, 성사된 프로젝트다. 그룹은 현대 미술이라는 새로운 영역과의 조우를 통해 자신들의 철학과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할 예정이다.
 
국적, 장르, 세대가 다른 5개국 22명의 작가들이 이 여정에 함께 한다. 스타 조각가 안토니 곰리, 설치미술가 토마스 사라세노 등 세계적인 미술가들의 이름이 올랐다. 초연결사회의 단절과 분열, 치유의 의식, 소통, 새로운 연대 가능성 등 우리 시대의 문제 의식들을 현대 미술 언어로 풀어낸다.
 
그룹은 17일 발표한 싱글 ‘Black Swan’에서는 현대 무용까지 표현범위를 확장한다. “무용수는 두 번 죽는다. 첫 번째 죽음은 무용수가 춤을 그만둘 때”라는 현대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1894~1991)의 명언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곡이다. 단순한 음악 뿐 아니라 시대 현상을 말하는 ‘스피커’로서의 역할에 한 걸음 다가갔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현대 미술로 탄생한 자연·치유·소통 메시지
 
지난 14일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는 실재하는 숲 속 풍경을 촬영해 연출한 가상의 풍경이 디지털 영상 이미지로 구현됐다. 덴마크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제이콥 스틴슨이 실제 야생의 숲 속 풍경을 스캔해 재구성한 작품 ‘카타르시스 (Catharsis)’다. 
 
15일 독일 베를린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 미술관에서는 ‘치유를 위한 의식 (Rituals of Care)’ 그룹전이 열렸다. 스테파니 로젠탈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 미술관 관장과 노에미 솔로몬이 기획한 퍼포먼스 전시 프로그램이다. 젤릴리 아티쿠, 보이차일드, 체브뎃 에렉, 마셀로 에벨린, 마리아 핫사비, 메테 잉바르첸, 바바 무라와 칸돔블레 베를린, 안토니야 리빙스톤, 빌 폰타나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치유의 의식’, ‘소통’, ‘사유’ 등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대주제들이 관객 참여형으로 선보여졌다. ‘CONNECT, BTS’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이 영상 작품들을 세계 어디서든 감상할 수 있다.
 
오는 21일부터 아르헨티나 소금 사막, 북부에 위치한 살리나스 그란데스에서는 설치 프로젝트가 이어진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토마스 사라세노의 작품 ‘에어로센 파차(Fly with Aerocene Pacha)’다. 
 
설원처럼 펼쳐진 광활한 대염전 위로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공기와 태양열, 바람만을 이용한 공중 부양 장치를 띄운다. ‘에어로센’은 오로지 자연에서 얻은 에너지를 기반으로 지구 생명의 거주 영역을 하늘 위로 확장하여, 기후 기반의 지형학에 대한 작가적 상상력을 토대로 전개되는 비행 프로젝트다. 
 
2월 4일부터 뉴욕 브루클릭 브리지피어3에서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스타 조각가 안토니 곰리가 작품 ‘뉴욕 클리어링(New York Clearing)’을 선보인다. 18km에 달하는 알루미늄 선으로 구성한 입체 조형물로, 관객이 작품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갈 수 있게 제작됐다. 관객의 동선과 시선에 따라 제각각 다른 풍경으로 기록되는 작품으로, 작품 속을 거닐며 함께 걷는 이들과 소통할 것을 제안한다. 
 
방탄소년단 'CONNECT, BTS' 런던 기자간담회. 사진/Greg Morrison_Cultureshock
 
현대무용까지 아우른 스펙트럼, 확장되는 BTS 세계관
 
지난 17일 발표된 싱글 ‘Black Swan’은 표현의 범위를 현대 무용 범위까지 확장하며 예술적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정규 4집 ‘MAP OF THE SOUL : 7’ 발매에 앞서 공개된 음악은 마사 그레이엄의 명언을 복각, 새로운 예술로 창조한 사례다.
 
곡은 무용수가 춤을 그만둘 때 첫 번째 죽음을 맞이하듯, 아티스트로서 더 이상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되는 순간에 대한 두려움을 노래하고 있다. 음악이 큰 감동이나 떨림이 되지 못한다면 자신들 역시 죽은 것과 다르지 않겠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 깊은 곳의 열정, 존재론적 의미가 더 깊게 다가온다는 의미다. 
 
음원과 함께 이날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검정 백조를 연상케 하는 무용 안무가 넘실거린다. 슬로베니아 현대무용팀 엠엔 댄스 컴퍼니(MN Dance Company)가 BTS의 곡의 정서를 예술적 감성으로 극화시킨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클라우드 랩, 이모 힙합의 범주를 현대무용과 연결시키며 예술적 스펙트럼을 확장해 가고 있는 셈이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음악을 테마별 세계관에 구축해왔다. ‘금수저’와 ‘욜로’, ‘자존감’ 등 오늘날 청춘의 무수한 상징어들은 그들 자의식과 경험에서 우러나왔고, 그룹만의 음악적 세계관으로 이어졌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책 ‘BTS: THE REVIEW’에서 이 현상을 “BTS의 ‘아티스트적 자의식’이 끌어낸 공감과 위로”로 정리하며 “BTS의 음악과 현상의 본질”이라고 설명한다.
 
그룹과 함께 연대하는 글로벌 팬덤 ‘아미’와의 소통 역시 BTS의 문화적 공감 영역을 확장시켜왔다. 2017년부터 유니세프와 시작한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은 대표사례다. 세계 아동과 청소년들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ENDviolence를 후원하고 있다. 2018년 9월 유엔 총회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행사에서는 ‘SPEAK YOURSELF’ 연설로 타인의 시선에 휘둘려 꿈을 잃고 있는 수많은 청춘들을 위한 메시지를 전했다. 
 
현대 미술, 무용을 아우른 최근의 행보는 그만큼 그룹의 세계관이 넓어졌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신들을 둘러싼 세계가 점차 넓어지며 글로벌 문화, 사회 현상 전반의 ‘스피커’가 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 버전의 ‘CONNECT, BTS’는 오는 1월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영국 출신 작가 앤 베로니카 얀센스가 빛과 안개를 이용한 다양한 질감의 공간 설치 작품을 전시한다. 한국 작가 강이연은 방탄소년단의 주요한 안무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작업을 아카이브 전시 섹션에서 선보인다. 같은 날 미국 CBS 인기 심야 토크쇼인 '제임스 코든쇼'에서 그룹은 ‘블랙 스완’ 첫 무대를 공개한다.
 
방탄소년단 Black Swan 뮤비. 사진/ Black Swan 아트 필름 캡처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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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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