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넘보는 IT전문가…디지털 전담인력이 뜬다
은행들 비대면 영업 전략 강화 추세 반영…새 먹거리 창출·업무 효율성 제고
입력 : 2020-01-16 14:52:13 수정 : 2020-01-16 17:24:32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비대면 영업 전략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의 디지털 전담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은행장 후보로 하마평이 오르는가 하면 잇단 중용으로 조직 내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모습이다. 디지털 전담 임원은 은행의 새 먹거리 창출, 업무 효율성 등과 직결돼 있는 만큼 핵심 전략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최근 차기 은행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면서 IMBANK(아이엠뱅크)장을 맡았던 황병욱 부행장보를 포함했다. 황 부행장보는 올해부터 마케팅본부장·수도권본부장으로 새롭게 임명된 상태다. 은행권에서 IT전문 임원이 유력 은행장 후보까지 오른 것은 흔치 않은 사례로 이번 보직 변경은 황 부행장보의 역량과 자질을 검증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황 부행장보는 대구은행에서 30년 동안 IT와 디지털 분야를 담당해온 IT 전문가다. 2006년 IT기획부장을 시작으로 IT개발부장, IT지원부장, 본부 전략기획부장 등을 거쳐 은행 IMBANK장 겸 지주 디지털혁신본부장으로 선임됐다. 특히 지난해 대대적 개편을 마친 IMBANK는 대구은행의 수도권 진출을 위한 중점 사업으로 꼽힌다. 오프라인 지점 없이도 수도권 입지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부행장보가 마케팅본부장·수도권본부장으로 임명된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지난 2017년 부행장으로 승진해 4년째 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 해 더 연임됐는데. 통상 은행 부행장의 임기가 2년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하나금융지주에서도 디지털부문장(부사장)을 맡아 지난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선언한 '손님 중심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 변화를 이끌 선봉에 서 있다.
 
한 부행장은 하나은행 전산부에 입행해 전산정보부, e비즈니스팀, 전략기획부, 시너지통합팀, 신사업추진기획부에서 디지털 업무의 역량을 쌓았다. 이후 2015년 신사업추진본부장으로 임원 자리에 처음 올랐으며 현재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2009년 국내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2012년 전자지갑 '하나N월렛'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플랫폼인 'GLN(Global Loyalty Network)'과 블록체인 전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한동환 디지털금융그룹 전무를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한 부행장이 이끄는 그룹에 힘을 싣기 위해 책임자를 격상시킨 것으로 읽힌다. 한 부행장은 KB금융지주에서도 디지털혁신총괄(CDIO)을 겸직하고 있다.  
 
한 부행장은 전략기획부장, 미래채널그룹 상무, 디지털금융그룹 상무를 지내면서 국민은행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왔다. 비대면 채널 핵심 뱅킹 앱인 'KB스타뱅킹' 개편과 생활금융 플랫폼인 '리브똑똑', 'KB부동산 리브온' 등의 론칭도 맡았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 혁신 금융서비스로 선정된 '리브M(Liiv M)'에 공을 들이고 있다. 리브M은 은행과 통신을 융합한 가상이동통신망(MVNO)서비스로 국민은행 내부에선 자행의 디지털 역량 확대를 위한 주요한 서비스로 판단하고 있다. 관련 부서도 작년 태스크포스(TF) 형태에서 '단'으로 올리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다짐이다. 
 
은행들이 디지털 전담 임원에 무게를 싣는 이유는 디지털을 수익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일 주요한 분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 경쟁 확대 등에 따라 올해부터 은행들의 수익성은 하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선 올해 은행권 순이익 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4%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때문에 은행들은 오픈뱅킹, 규제샌드박스 등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금융을 키우고 있다. 규제 개혁을 통해 그간 시도하지 못했던 생활금융 영역 진출을 모색하고, 신규 먹거리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또 비대면 영업망이 커지는 만큼 대면 영업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경영 효율화 향상을 위해서도 디지털 전략 확대는 불가피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모바일 생태계에 들어가면서 다른 업권과의 교류가 커지고, 새로운 통찰도 확대돼 관련 분야의 무게가 달라졌다"면서 "한편으론 늘어나고 있는 모바일 중심 세대에 대한 대비"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비대면 영업 전략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의 디지털 전담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사진 왼쪽부터) 황병욱 대구은행 마케팅본부장·수도권본부장(부행장보),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전략그룹 부행장, 한동환 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부행장. 사진/각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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