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괜찮나"…예상보다 더딘 이스타 인수
부진한 항공업·불어나는 리스료
실체 없는 이스타 최대주주…제주항공 "인수 의지 변함없어"
입력 : 2020-01-16 06:19:17 수정 : 2020-01-16 06:19:17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제주항공이 당초 밝혔던 이스타항공 인수 목표 시한이 지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주항공이 인수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예상과 함께 이스타항공 재무구조가 부실해 실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18일 이스타항공 인수 소식을 전하며 같은 달 31일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사에 돌입한 후 이달 내에 SPA를 체결하는 것으로 일정을 미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다 고배를 마신 제주항공은 빠른 속도로 이스타항공 합병을 추진해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지난해에 인수 과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처럼 일정이 미뤄지자 인수를 위한 제주항공의 자금 확보에 비상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일정이 미뤄지면서 우려가 나온다. 사진/제주항공
 
이 가운데 4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전망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2% 줄어든 3011억원, 영업손실은 377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리스료가 이자에 포함되도록 회계 처리 방식이 바뀌면서 이자비용도 높아졌다. 3분기 누적 기준 이자비용은 237억3103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09.11% 급증했다. 실적은 악화하는데 지출 비용은 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제주항공이 아닌 이스타항공쪽에 문제가 있어 인수 절차가 늦어진다는 관측도 있다.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가 예상보다 더 부실해 제주항공이 인수를 망설인다는 것이다.
 
2018년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은 484.4%, 자본잠식률은 47.9%다. 이스타항공은 비상장사로 분기마다 실적 공시를 하지 않아 올해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알 수 없다. 다만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회계 처리 방식 변경으로 리스료가 비용으로 반영되는 만큼 제주항공과 마찬가지로 재무 상황도 더욱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기준 보유한 항공기에 대해 1~5년간 지불해야 하는 리스료는 262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아울러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실체가 없는 유령 회사라는 의혹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자녀 이원준씨와 이수지씨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수지 대표 1인 기업으로 경영컨설팅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사 홈페이지조차 없어 실체를 확인하기 어렵다.
 
2017년 한림회계법인은 이스타홀딩스가 감사 절차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감사 의견을 거절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주사가 모호하고 재무제표도 제대로 작성돼오지 않았기 때문에 인수 절차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여러 의혹이 제기되지만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사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인수를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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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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