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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 '급물살' 타나…실사결과 따라 파장일듯
금감원 "중간검사결과 발표 아직 미정…회계법인 실사발표는 이달말"
2020-01-10 15:48:06 2020-01-10 15:48:06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라임자산운용 펀드사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조원대가 넘는 펀드환매연기에 이어 미국 폰지사기에까지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법적대응을 시작했다. 이르면 이달말 삼일회계법인이 실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돼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 뉴시스
 
10일 법조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한누리는 투자자 3명을 대리해 라임자산운용과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최고경영자 등 6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지난 2018년 11월 무역금융 펀드 환매 중단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이 사실이 공표되지 않고 시리즈 펀드가 계속해서 새로 설계되고 판매됐다는 이유에서다. 한누리는 펀드계약 취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준비 중이다. 이외에 다른 법무법인도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의 환매를 연기했다. 판매사 등의 요청에 따라 삼일회계법인은 다음달인 11월 3개 펀드에 대한 회계실사에 돌입했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실사는 한달 정도 걸릴 것이라 예측했지만 결과 발표는 지연되고 있다.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잠적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삼일회계법인은 자신들이 내놓을 실사결과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실사결과 발표가 지연된다는 것은 좋은 신호가 아니다"라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남은 자산이 얼마 없을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도 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실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간검사 발표 일정은 아직 미정"이라며 "조만간 라임자산운용의 사기혐의에 대한 검찰 고발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결과가 발표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투자자들의 환매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이 분쟁조정을 신청할 경우 금감원은 본격적인 분쟁조정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펀드를 판매한 은행 등이 실사결과 발표에 주목하는 이유다.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는 피해규모 산정에 있어 중요한 과정 중 하나로, 운용자산의 가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손실률 등이 결정되면 투자자들의 피해규모가 산정된다. 여기에서 자산의 부실이 발견되면 순자산이 줄어들 수 있고, 이는 곧 투자자 피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실제로는 실사결과와 윤곽이 나왔음에도 파장이 너무 클 것으로 예상돼 결과 발표를 늦추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일회계법인이 공정가치에 문제가 생길경우 소송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도 금감원의 분쟁조정과 대응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기관제재가 내려질 경우 라임을 대신해 펀드 환매 실무를 맡을 운용사 선정까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금투업계 CEO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사결과만 보고)손놓은 것은 아니고 금감원과 계속해서 협의하고 있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하고 질서있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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