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변호사의 블록체인 법률이슈 진단)비트코인 세금부과, 그 법적 근거는?
입력 : 2020-01-08 06:00:00 수정 : 2020-01-08 06:00:00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 (헌법 제38조)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 (헌법 제59조) 
 
죽음과 세금은 피해갈 수 없다지만, 적어도 세금은 법률을 전제로 부과된다. 우리 헌법에서는 이를 명확하게 적시하고 있다. 흔히 이를 조세법률주의라 부르기도 한다. 국민의 뜻(국회에서 제정하는 법률)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어야 한다는 것은 현대 민주사회에서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물론 세부적인 과세기준까지 모두 일일이 법률로 정하는 것은 기술적,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과세의 원칙적인 기준은 국회에서 정해야 한다.
 
비트코인 거래에 대한 세금부과와 관련해서 그 법적 근거에 대해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제대로 된 법적 규율이 없음에도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다. 특히 작년 말, 국세청이 빗썸에 대해 800억원 대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많은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빗썸을 이용한 비거주자 고객들이 얻은 이익, 소득에 대해 빗썸이 소득세를 원친징수해 납부했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산세와 함께 세금을 부과한다는 취지다. 참고로, 소득세법상 문제되는 것은 '비거주자'의 국내원천 소득이기 때문에,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비거주자'에 해당하면 이번에 부과된 세금이 문제될 수 있다. 소득세법에서는 거주자를 국내에 주소 또는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개인으로 규정하고,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자를 비거주자라 규정하고 있다.
 
법적 근거는? 
 
소득세의 경우 원칙적으로 소득세법에 열거돼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소득세법에서는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퇴직소득, 양도소득, 기타소득 등에 대해 정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된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해서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국내법에 따른 면허·허가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처분에 따라 설정된 권리와 그 밖에 부동산 외의 국내자산을 양도함으로써 생기는 소득(소득세법 제119조 제12호 마목)', '국내에서 하는 사업이나 국내에서 제공하는 인적용역 또는 국내에 있는 자산과 관련하여 받은 경제적 이익으로 인한 소득 또는 이와 유사한 소득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득(소득세법 제119조 제12호 타목)'이 포함된다. 국세청은 위와 같은 법률 조항을 근거로 빗썸에 세금을 부과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 문제는?
 
그러나 법적 근거가 있다해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여러가지 법적 문제를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먼저 과연 비트코인이 자산에 해당하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규정은 복잡하게 되어 있지만 비거주자가 국내자산을 양도하거나 국내자산과 관련해 경제적 이익을 얻었을 경우 이를 국내 원천소득으로 보아 세금을 부과한다는 게 핵심이다. 한국회계기준원이 가상화폐, 암호화폐를 재고자산 또는 무형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 바 있고,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특금법 개정안이 가상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취급하고 있어,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취급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도 일은 가능해보인다. 국세청도 이러한 판단에 따라 과세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 명확하지는 않다. 우리 대법원은 비트코인의 재산적 가치는 인정한 바 있지만(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 비트코인이 어떠한 법적 성격을 가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판단한 바 없다. 현재 관련 법적 규율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쉽게 자산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과세근거를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인출한 금액 전체를 소득으로 볼 수 있느냐는 점이다. 국세청은 비거주자가 인출한 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이와 같이 처리할 경우 소득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예컨대, 1비트코인을 1000만원에 구입하였는데, 가격 폭락으로 100만원에 팔았다고 해보자. 분명 손해만 900만원 봤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잔존 100만원을 인출할 경우 소득세가 부과된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이 맞는지도 판단하기 쉽지 않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비거주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해당 소득이 국내원천 소득이어야 한다. 그런데, 빗썸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국내 자산의 거래로 볼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있다. 예컨대 중국 채굴장에서 발생한 비트코인을 빗썸 전자지갑에 전송한 후 이를 팔아 돈을 인출해갔거나, 재미교포가 재일교포에게 빗썸에서 이더리움을 판매한 경우 국내자산의 처분, 양도로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세금부과 논란 지속될 것
 
'부저추신(釜底抽薪)'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솥 밑의 장작을 꺼낸다는 의미다. 펄펄 끓는 솥을 식히려고 할 때 찬물을 더 붓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솥 밑의 장작을 빼서 솥을 뜨겁게 만드는 불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다.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 근원이 무엇인지, 왜 그런 문제가 생기는지 면밀하게 검토, 파악한 후 대처해야 한다. 비트코인에 대한 과세 문제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볼 것인지, 자산으로 본다면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과세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아니하고, 현재와 같이 과세부터 우선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조세 형평이 문제될 뿐만 아니라 조세 저항에도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재욱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유한) 주원의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하고 있다. 주원 IT / 블록체인 TF 팀장을 맡으며 블록체인, 암호화폐, 핀테크, 해외송금, 국내외 투자, 관련 기업형사 사건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주원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국내 대형로펌 중 하나인 법무법인 세종(SHIN & KIM)에서 근무한 바 있다. 아울러 정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이사를 거쳐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상임이사(교육이사)로 활동하고 있고, 대한변호사협회 IT 블록체인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사단법인 블록체인법학회 발기인, 학술이사,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등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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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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