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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신제품 내놓은 삼성·LG…CES 개막 전 이미 불붙은 'TV 전쟁'
서로 신기능 앞세우며 '기술전'…TV 시장 주도권 잃지 않겠다는 의지
지난해 시작한 '비방전' 현재 휴전 상태…CES 2020서 재촉발 가능성
2020-01-06 06:02:09 2020-01-06 06:02:09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난해 전자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7일(현지시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개막을 앞두고 두 회사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을 나란히 내놓으며 올해 TV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한층 진화한 인공지능(AI) 기술로 화질·사운드·스마트 기능까지 제품 전반에 걸친 혁신을 이룬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은 이번 제품에 머신러닝과 딥러닝 방식을 결합한 'AI 퀀텀 프로세서'와 최적화된 밝기와 명암비를 제공하는 '어댑티브 픽쳐' 기능을 추가했다. 원본 데이터 손실을 줄여 주는 'AI 스케일넷' 기술과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해 사운드가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을 따라 움직이는 등 사운드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화면 베젤을 없앤 '인피니티' 디자인을 적용해 TV 스크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LG전자는 지난 3일 기존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알파9 2세대'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학습 알고리즘 등이 향상된 '알파9 3세대'가 탑재된 LG 시그니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8K TV 신제품을 내놓았다. 이 인공지능 프로세서는 '딥러닝' 알고리즘 기술을 기반으로 백만개 이상의 영상, 수천만개의 소리 정보를 학습한 후 원본 영상과 비교 분석해 화질과 사운드를 자동으로 최적화한다. '알파9 3세대'는 화면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얼굴과 텍스트를 각각 인식해 최적화된 화질을 구현한다. 이외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사운드 기능도 대폭 강화했고 LG 씽큐 기반으로 자연어 음성 인식 기능의 깊이도 더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개막 전에 나란히 8K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2020년형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TV 신제품 'Q950TS'(위)와 LG 시그니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8K TV 88형·77형 신제품. 사진/삼성전자·LG전자
 
양사는 이전처럼 서로를 저격하는 '비방전' 대신 최근 업계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AI와 연계성 등을 강조하며 자사만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른바 '기술전'이다. 총부리를 직접 겨누지 않으면서 점점 기술 세분화가 이뤄지고 있는 TV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새해 시작부터 드러냈다.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삼성과 LG의 TV 전쟁은 지난해 9월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9에서 LG 측이 "삼성 QLED 8K TV는 국제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으로 소비자를 오도하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전자의 QLED 8K TV 화질선명도(CM) 값이 12%에 불과해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인증 기준인 50%에 미달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1927년에 발표된 개념인 CM은 8K 기술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기술이 될 수 없다"며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도 지난 2016년 이를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다고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 QLED TV를 저격하는 LG전자 광고.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후 양사는 상대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상호 비방전을 이어갔다. LG가 먼저 지난해 9월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임에도 'QLED'라는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소비자를 혼동케 하고 있다"며 삼성을 공정위에 제소하자 삼성도 OLED의 단점으로 꼽히는 번인 문제를 거론하는 한편 "LG 광고가 공정 경쟁을 훼손하고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며 공정위에 맞제소했다.
 
이번에 CES 주관사 CTA가 전시 참가 계약서에 업체 간 '상호 비방 금지'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지며 8K TV 전쟁이 CES에서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삼성전자 2020년형 'QLED 8K TV' 전 모델이 CTA로부터 '8K UHD' 인증을 획득하며 CM값을 둘러싼 논쟁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또다른 8K TV 기준을 놓고 맞부딪힐 가능성은 충분하다.
 
LG전자 OLED TV의 번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삼성전자 광고.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업계 관계자는 "CTA의 상호 비방 금지 조항은 모든 참가 업체가 CTA와 맺는다는 점에서 분명히 의미가 있다. 부스 안에서 상대 업체 등을 비방하면 CTA에서 그 업체 부스의 전원을 차단할 수 있는 등 페널티가 있다"며 "어느 정도 강제성을 띠지만, 암암리에 상대방을 저격하는 등의 비방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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