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국내 건설업계는 올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해외건설 수주를 통해 불황기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건설경기가 이미 2018년 하반기 이후 불황기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2020년대 초중반까지는 침체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적절한 대응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 건설사들은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로 침체기에 빠진 주택사업에서 벗어나 올해는 SOC와 해외건설에서 지속 성장의 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SOC 분야에 23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보다 3조5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대규모 토목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던 문재인정부가 올해 한국 경제의 취약 부문을 건설 경기로 꼽은 것이다. 정부는 올해 SOC 예산을 최대한 빨리 투입할 방침이다. 먼저 6조원 규모의 광역교통망 확충 예산을 신속히 집행한다. 광역급행철도(GTX) 등은 착공 일정을 앞당기고, 2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이 중 10조5000억원을 생활SOC에 투입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방 중소 건설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일감은 낙수효과가 적어 지방 중소 건설사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활SOC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지역 건설사 일감 확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해보다 1조6000억원 늘어난 5조5000억원을 투입해 노후 SOC 개선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의 SOC사업 투자 확대와 더불어 해외사업이 올해 건설업계 먹거리로 부상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세계 건설시장은 높은 불확실성을 보이며 201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성장률(1.8%)을 기록했다. 선진국의 성장 모멘텀 부재와 신흥국의 경기 침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승원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열린 ‘해외건설 동향 및 전망’ 세미나에서 “2020년 해외건설 시장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고, 치열한 경쟁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해외건설 수주는 전년도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 확대를 기대할만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는 과거 고유가 시기에는 중동 수주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최근 빠른 경제성장으로 건설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 시장은 지난해 세계 건설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49%)을 차지했다. 여기에 아프리카 건설시장은 세계 건설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작지만,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국가를 중심으로 신흥 건설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아울러 과거 토목 및 건축 수주 비중이 높았으나 2000년대 이후 산업설비로 수주 비중이 집중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이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신규 사업에 진출한 점도 올해 해외시장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9월 나이지리아에서 LNG 액화 플랜트 EPC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 선진국 건설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LNG 플랜트 사업에 국내 건설사가 최초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SK건설은 국내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유럽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지난해 6월 런던교통공사에서 발주한 실버타운 터널 사업을 수주했고, 글로벌 화학기업인 이네오스와 벨기에 엔트워프 석유화학단지에 프로필렌 생산 공정(PDH) 플랜트 건설을 위한 기본설계(FEED) 계약도 잇달아 체결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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