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화웨이에 제품 공급을 재개한다. 최근 D램 현물가가 급등에 이어, 마이크론의 소식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완화되는 양상으로 읽히면서 반도체 업계에는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2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화웨이의 모바일과 서버 사업에 들어가는 새로운 제품 공급에 대한 라이선스(자격)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신제품은 약 2개 분기에 걸친 최적화 작업 이후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그동안 미·중 무역분쟁으로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화웨이에 대한 메모리 납품이 제한되면서 실적 부진을 겪었다. 마이크론이 이번에 발표한 1분기 (9~11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든 51억달러, 영업이익은 85% 급감한 5억9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 분기인 6∼8월에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48억7000만달러, 영업이익은 84% 하락한 6억9400만달러에 그쳤다.
마이크론 측은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내년 2분기(12~2월) 바닥을 찍고 3분기(3~5월)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까지는 계절적 비수기와 중국 고객사들의 재고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의 흐름으로 판단했을 때 내년 2분기가 재무적 성과 측면에서 바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회복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화웨이 거래 재개로 얼어붙은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에 한층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와 맞물려 양국간의 긴장관계가 해소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최근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화웨이향 판매 및 제품 검증 라이선스에 따르면 아직 화웨이향으로 판매할 수 없는 제품이 남아 있지만, 미국 생산라인에서 제조된 제품의 출하가 허용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무역분쟁을 통해 작아졌던 파이가 커지는 국면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마이크론이 내년 낸드플래시 감산 계획을 내비춘 점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의 생산량이 대거 축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들어 D램 현물가는 10% 이상 급증했다. D램 가격은 올들어 7월까지 지속 하락세를 보였다가 7월부터 9월까지 동결됐고, 지난 11월에는 소폭 하락한 바 있다.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열흘 만에 24% 단기 급등했던 적은 있으나, 이번에는 재고 수준이 훨씬 낮아졌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업계에서는 D램 공급과잉 현상은 내년 하반기 들어서야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물가격 상승에 이어 내년 초반부터 고정거래가격의 상승도 동반될 것으로 내다봤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에는 2020년 1분기 중 월 단위 D램가격 반등 시작과 분기 기준 2분기 D램 가격 상승을 전망했다"며 "최근 서버 중심의 DRAM 수요 증가가 PC와 모바일향 D램 우려감을 해소시키면서 D램 가격 반등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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