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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재판, 8개월만에 재개
요하네스 타머 전 사장, 재판 시작 이후 한 번도 출석 안 해
소비자연맹 "한국 소환 후 사기 판매에 대해 결판 내야"
2019-12-18 16:52:05 2019-12-18 16:52:05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혐의가 재판에 넘겨진 지 2년이 넘었지만, 심리는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이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법정 출석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지난 4월 이후 8개월 만에 본격적인 재판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이번에도 타머 전 사장의 출석은 불투명한 상태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김연학)는 오는 20일 공판기일을 열고 대기환경보전법, 관세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타머 전 사장과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심리를 진행한다. 지난 2017년 3월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이후로 2년이 훌쩍 넘었지만, 심리는 아직도 공판준비기일과 공판기일을 반복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배출가스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전 사장이 지난 2016년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재판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당사자가 법정에 출석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타머 전 사장은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기 직전 출장을 이유로 독일로 떠난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 재판에는 건강이 나빠져 장거리 이동을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변호인 측은 "계속 연락하고 있지만, 연령도 있고 해서 좋아지지는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고인을 구속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곧바로 구속영장을 반환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반환하는 이유는 구속을 해서 피고인을 구인한 경우와 구속영장의 효력이 다한 경우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타머 전 사장은 아직 한국에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아우디·폭스바겐의 배출가스 관련 부당 표시·광고행위. 사진/뉴시스
 
검찰이 독일 검찰에 형사사법공조를 신청한 결과도 지켜봐야 할 문제다. 검찰은 지난 4월 공판기일에 "독일 검찰에 사실공조 신청을 하겠다"고 했고, 8월 그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했다. 독일 검찰의 공소장에는 빈터콘 전 회장이 배출가스 조작을 처음 시작한 2006년 11월부터 '디젤 게이트'가 터진 2015년 9월까지 10년간 행적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타머 전 사장은 2011년 7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아우디·폭스바겐 승용차 총 7만9400여대를 환경부 변경인증을 받지 않거나 배출 허용기준에 맞지 않게 수입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또 2015년 7월부터 12월까지 같은 회사 차량 1540여대를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받지 않은 채 수입한 혐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수많은 민사재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은 "요하네스 타머 등을 한국에 소환해 한국법에 맞게 형사 심판하는 등 불법 부당 행위를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연맹은 아우디폭스바겐의 사기 판매 건들에 대해 결판을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폭스바겐 배출가스저감장치 불법조작 규탄 및 엄정한 국정감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환경운동연합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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