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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수익성 악화에 'TM채널' 축소하는 손보사
CM 채널로 흡수 가능하다는 판단…내년 CM 채널이 TM채널 역전 전망
2019-12-16 14:30:48 2019-12-16 14:30:48
2019년 1분기 누적 자동차보험 TM 채널 사업비 현황. 사진/손보협회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KB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의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전화가입(TM) 채널을 축소하고 있다. 이는 경영 손실을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으로 비대면 채널인 온라인(CM) 채널로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올해까지는 CM 채널이 TM 채널의 보조였지만 내년부터는 역전된다는 전망이다. 
 
1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KB손보의 자동차보험 TM 채널 사업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21.4%로 집계됐다. 이는 오프라인 채널 사업비율(20.3%)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KB손보는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TM 채널의 예정 사업비로 30억원을 책정했지만 애초보다 27억원을 더 지출했다. CM 채널의 경우 인프라가 구축된 만큼 8.5%의 사업비율로 나타났다. 이에 다른 채널이 아닌 TM 채널의 점진적 축소를 통해 전체적인 사업비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의 자동차보험 사업비율를 살펴보면 오프라인 채널 22.5%, TM 채널 16.9%, CM 채널 10.2%로 나타났다. 롯데손보는 분기마다 100억원 수준의 사업비를 지출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101억원, 지난해 4분기 99억원, 지난해 3분기 95억원, 지난해 2분기 97억원 등이다. 당장 내년부터 TM 채널을 축소할 경우 현재 인건비로 지출되고 있는 약 5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손보사들이 TM 채널부터 줄이는 이유는 자동차보험의 어려운 업황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가 1조5000억워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1월(가마감 기준) 손보사 7곳의 손해율은 10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이 물가 지수와 연동돼 있어 보험료를 쉽게 인상할 수 없어 허리띠 졸라매기의 일환으로 TM 채널 중심에서 사업비가 적게 드는 CM 채널로 급선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손보사들은 오프라인 채널, TM 채널, CM 채널 등 3가지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는데 오프라인 채널은 축소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오프라인 채널에서는 설계사, 대리점 등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수수료가 낮아 주력 상품이 아니다. 설계사들이 다른 상품을 판매하며 자동 유입된 고객이나 갱신 고객 중심으로 영업하는 실정이다. 설계사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데 오프라인 채널 사업비를 줄여 기존 고객까지 잃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TM 채널 비중이 CM 채널보다 높다. CM 채널은 모바일에 익숙하며 가성비를 따지는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고 있다. CM 채널로 가입시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판매수수료 등의 사업비가 들어가지 않아 대면 채널 대비 약 15% 저렴하다. 40대 이상 고객들이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지만 상품 구조가 같은 자동차보험 특성상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볼 때라는 판단에 내년부터는 대다수 손보사가 CM 채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동시에 개선되지 않으면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좋아질 수 없어 낸 자구책"이라며 "TM 채널에 강세를 보인 손보사들이 아닌 이상 TM 채널 보다는 CM 채널에 집중하도록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3년 이내에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보 등 대형사 위주만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구조로 자동차보험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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