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환경단체 공방된 '고래고기 사건'…"특검으로 밝혀야"
환경단체 "대검 해명, 수사 않겠다는 의지 표명" 지적
입력 : 2019-12-11 15:57:56 수정 : 2019-12-11 15:57:5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에 제기된 의혹을 대검찰청이 해명한 것을 두고 환경단체가 재반박하면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처음 이 사건 의혹을 제기한 단체는 진실 규명을 위해 특별검사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고래의 조약돌 대표는 11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 문제의 진상이 제대로 규명돼야 한다"며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도입되기 전에는 진상을 규명하는 방법이 특검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유통업자와 검찰이 유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사건과 관련된 수사를 검찰이 못하게 막아 송치가 안 되는 것"이라며 "수사의 지휘, 종결 기소 권한을 모두 검찰만 가지고 있는데, 경찰에서는 손발이 묶인 상황에서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대검도 뻔히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기된 의혹에 대한 대검의 해명은 수사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고, 범죄자를 옹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검은 지난 4일 해명자료에서 "검찰은 당시 구속기소한 공소사실 부분 이외에 고래고기 21톤에 대해서는 불법 포획 등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해 형사소송법, 검찰압수물사무규칙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해 제출인에게 환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검은 "경찰 등 관련 기관의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받아 적법하게 유통되는 고래고기는 수협에서 DNA를 채취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제공하도록 돼 있다"며 "그러나 고래연구센터의 DNA DB 확보율은 2013년~2017년 4년간 적법하게 유통된 고래고기의 63.2%에 불과해 DNA DB와 대조 결과가 일치하는 경우 적법하게 유통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는 있으나, 반대로 DNA DB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법 포획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대검이 제시한 DB 확보율은 전체 고래고기의 수치에 해당하며, 주로 고래고기로 쓰이는 밍크고래의 확보율은 더 높다. 지난해 9월13일 울산지검이 개최한 '고래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제1회 민관 합동 학술 세미나' 자료를 보면 2013년~2017년 고래연구센터가 확보한 DB 비율은 전체 고래고기가 63%, 밍크고래가 78%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조약돌 대표도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실제 밍크고래 DB 보유율은 81%이고, 보유율을 낮게 볼 필요가 없다"며 "대부분 재판에서 고래연구센터가 보유한 DB 샘플과 고래고기 유통증명서상 정보가 일치하는지를 보면 불법인 것이 확인되기 때문에 유죄의 증거로도 사용한다"고 말했다. 고래연구센터가 국립수산연구원 산하 기관으로서 공신력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 대표는 대검에서 "피의자 측이 '과거부터 적법하게 고래고기를 유통해 왔다'는 취지로 압수물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유통증명서를 일부 제출하기는 했으나, 제출된 유통증명서 중 위·변조 등 조작 여부가 확인된 바는 전혀 없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검찰이 기망 행위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당시 제출된 증명서 등 돌고래, 참고래 등 고래고기와 상관없는 것도 있었다"며 "밍크고래와 매치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고래고기 환부 사건은 울산중부경찰서가 지난 2016년 4월6일 울산 북구 호계동 한 냉동창고에서 밍크고래 유통업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압수한 고래고기 27톤 중 21톤을 울산지검이 업자들에게 약 한 달 만인 그해 5월3일 돌려주면서 발생했다. 특히 경찰의 반대에도 검찰이 고래고기를 돌려주는 등 갈등이 촉발된 사건이기도 하다. 유통업자들이 선임한 변호사는 검찰 출신 전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고, 현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해당 변호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은 검찰에서 잇달아 기각됐다. 
 
이 사건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첩보 문건 수사의 참고인이던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출신 검찰 수사관 A씨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의 조사 직전 숨지면서 재조명됐다. A씨는 울산지검에서도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지난해 1월 울산에 내려가 이 사건에 대한 울산해양경찰청, 울산지검 등 현장 대면 청취 업무를 맡았다. 청와대에 따르면 A씨는 울산지검으로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날인 지난달 21일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울산지검에서 오라고 한다.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울산 고래고기 때문으로밖에 없는데,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이후 같은 달 24일 B씨에게 다시 전화해 "앞으로 내가 힘들어질 것 같다. 그런 부분은 내가 감당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핫핑크돌핀스와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지난해 1월18일 울산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래고기 환부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과 함께 담당 검사에 대한 성역 없는 경찰 조사를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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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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