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하루' 정건주 "실제 나라면 여주다 놔주지 않았을 것"
정건주 "짝사랑 여주다 감정선 공감돼…아쉽기도 하지만 이해"
"실제 사랑 앞에선 적극적…실제 나라면 잡았을 것"
"다음 작품은 정통 멜로 원해…액션씬도 도전해보고 싶어"
입력 : 2019-12-06 08:56:30 수정 : 2019-12-06 08:56:30
[뉴스토마토 김희경 기자] "도화라는 캐릭터를 맡으면서 스스로 많이 발전하게 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도화를 위해 처음 도전하는 것도 많았고, 그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제 인생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인물이 될 거 같습니다."
 
정건주에게 2019년은 고진감래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동안 그가 출연한 작품만 7개. 하지만 대부분 조연, 단막극에 불과했고, 웹드라마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그에게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큰 기회였다. 단순히 분량의 문제가 아니었다. 청춘 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만큼 중요한 '서브 남주' 역을 맡은 것. 
 
정건주.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정건주는 지난달 27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에서 극 중 이도화 역을 맡았다. 서브 남자 주인공 캐릭터의 클리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정건주는 도화역에 캐스팅될 수 있었던 건 매우 큰 행운이었다고 털어놨다. "1년 만에 찾아온 지상파 데뷔작이었다"며 "기대도 됐지만, 걱정도 컸다"고 밝혔다.
 
"이 작품이 저에게 과연 이로운 기회인지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오랜만에 연기를 하는 거고, 지금까지 연기한 작품 중에서 비중이 자아 컸죠. 당연히 고민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할 시간에 대본이나 한 번 더 보자'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게 정답이었던 거 같아요."
 
사실 정건주가 이도화를 연기하기란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유쾌하고 발랄한 도화와 달리, 정건주는 조용하고 말투도 조용한 편이었던 것. 그는 "도화 특유의 에너지를 끌어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실 동명의 웹툰 원작에서의 도화와 드라마 속 도화는 많이 달라요. 무거운 소재를 많이 다루고, 그만큼 어두운 모습도 있죠. 하지만 드라마에선 조금 더 밝고 애교 있는 요소를 넣어서 분위기를 환기시켰어요. 말 그대로 분위기 메이커죠. 특히 단오(김혜윤 분)와 붙는 씬에서 케미를 더 살려보려고 했습니다."
 
정건주.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그가 이도화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혜윤을 포함한 배우들의 배려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청춘 드라마의 특성상 모두가 비슷한 나이대였기 때문에, 카메라 유무에 상관없이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다. 특히 정건주는 "김혜윤 배우에게 고마운 부분이 많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배우들의 케미는 전부 좋았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단오와 붙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단오에게 많이 의지했던 거 같아요. 저에 비해 대선배인데 저에게 연기적으로도 많이 도와주고, 리허설을 할 때마다 '어떤 게 편해?', '애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물어보는 일이 많았어요. 서로 거리낌 없이 의견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더 친해지고, 그게 연기에서도 묻어나와서 현실에서도 정말로 친한 친구가 됐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친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드라마의 특성상 청춘멜로의 클리셰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능청스럽게 연기하기가 힘들었다는 것. 설상가상 '섀도우'와 '스테이지'로도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배우들에게 '스테이지' 연기는 적응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스테이지에서는 굉장히 오글거리는 장면이 자주 나와서 조금은 힘들었어요. 그 중에서도 여주다(이나은 분)를 위로해주기 위해 바이올린을 켜는 장면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럴수록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던 거 같아요. 그래야 섀도우에서의 모습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으니까요."
 
정건주.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그래도 저는 비교적 무난한 편이에요. A3 리더 오남주(김영대 분)는 대사가 더 오글거렸어요. '정식으로 선언한다' 같은 대사를 할 때는 귀가 빨개지더라고요. 그런데 그 친구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니까 그 오글거림을 즐기면서 하더라고요. 여러모로 재밌는 현장이었던 거 같아요.(웃음)"
 
도화는 극 중 단오, 하루와 함께 스테이지와 섀도우의 경계를 알고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 도전하는 캐릭터다. 도화의 솔직하면서도 유쾌한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았다. 정건주는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실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극 중 도화가 A3 아지트에서 '바이올린 켜는 게 필살기인데 무슨'이라는 대사를 해요. 서브남주의 운명에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조소하는 건데, 생각보다 많은 분이 공감해주셔서 놀랐어요. 마치 시청자분들의 마음을 대변해줬다는 느낌이랄까요? 그 장면을 계기로 더 연기에 집중했던 거 같아요."
 
정건주.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시청자들은 도화를 많이 아꼈던 만큼, 도화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연기했던 정건주 자신도 "개인적으로는 아주 아쉽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이해는 된다"고 말했다. 
 
"저는 주다의 입장도 이해가 돼요. 그동안 주다도 주다 나름의 고난이 있었잖아요. 그리고 남주가 주다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짜인 것도 아니고요. 주다에게는 남주가 더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예요. 또 사랑이라는 게 실패한다고 죽을병도 아니잖아요? 도화는 나름의 첫사랑을 쿨하게 잘 끝냈다고 생각해요. 사랑의 감정이 무겁지 않고 담담하고 털어내는 모습이 도화답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속으로는 엄청나게 울었겠죠?"
 
정건주 또한 현실에서 도화처럼 짝사랑을 해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어떤 스타일일까? 정건주는 "좋아하는 사람과 겨우 친구가 되기는 했지만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거리를 뒀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하루'처럼 스테이지와 섀도우가 갈라진 세상에 빠진다면 "도화처럼 스테이지를 깨보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는 매우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자신과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저도 '어하루'처럼 스테이지와 섀도우가 나뉘어 있다면 그 스테이지를 깨려고 할 거 같아요. 한평생 서브 남주로 살아야 한다는 운명을 알게 된 이상, 사는 게 재미없을 거 같아요. 그리고 하루같은 든든한 친구도 있으니까 저도 노력할 거 같아요. 주다처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 대시할 거 같고요. 쉽게 놔주지 못할 거 같아요."
 
정건주.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어하루'의 마지막 회는, 열린 결말이었다. 하루와 단오의 운명은 결국 이어졌지만, 그 외의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백경, 도화 같은 캐릭터들은 아예 등장하지 않아 네티즌들의 궁금증을 샀다. 정건주도 "도화가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다"며 그의 미래를 상상해봤다.
 
"도화의 미래가 어떻게 됐을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도화는. 다른 만화책 어딘가에서 주다와 메인이 되어서 러브스토리를 이어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백경이는, 다른 곳에서도 화내고 있을 거 같네요.(웃음)"
 
정건주는 이번 작품을 통해 팬들의 사랑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2~30대 여성팬들이 많아졌다며 "부산에서 촬영할 때는 트로피 크기의 조각상을 선물로 주셨다. 저에게 기념비처럼 다가왔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도 그는 팬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활발한 연기 활동을 보일 예정이다.
 
"도화를 통해 저의 연기 실력이 어디가 부족한지 알았고, 연기적 갈망에 대한 해소도 많았어요. 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준 캐릭터 같아요. 앞으로도 제 마음속에 오랫동안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작품으로는 정통 로맨스를 해보고 싶어요. 특히 눈물이 절로 나는 '짠내' 로맨스요. 그리고 제가 운동을 좋아해서 액션 장르 작품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뭐가 됐든 잘할 자신이 되어있어요."
 
김희경 기자 gmlrud15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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