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내년 이후 주식시장에 대한 조망
입력 : 2019-12-05 01:00:00 수정 : 2019-12-05 01:00:00
작년에 ‘닥터 둠’이라 불리는 뉴욕 대학의 루비니 교수가 주식시장의 폭락을 예측한 적이 있다. 특히 2020년에 미국 경제에 불황이 오면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다시 닥친다고 했다. 올해는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미국 장단기 국고채 금리의 역전현상이 나타나면서 닥터 둠의 전망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그러나 웬걸, 올해 미국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S&P500은 3000포인트를 넘어 질주하고, 나스닥지수도 8500포인트를 가뿐히 넘어섰다. 미국은 계속해서 완전고용이 유지되고, GDP 성장률은 2% 중반에 달할 것이다. 우리 증시가 내내 부진하고, GDP 성장률도 2%를 넘느냐 마느냐 하는 것과 대비된다.
 
한국 증시는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유명하다. 나라 밖 악재가 국내 호재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일도 일상화됐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우리 증시의 잣대로 해외증시를 본다. 올해는 미·중 무역협상이 큰 변수이며, 이자율도 미국을 살피는 것이 현실적이다. 최고로 개방된 우리 증시는 해외 이슈에 더 민감하다. 
 
우선 미·중 무역협상은 어정쩡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몰 딜(small deal)과 같은 몇 가지 시나리오가 있지만 홍콩 이슈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전면적인 타결보다 중장기적인 패권싸움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대선과 탄핵정국 속에서 경기가 어려워지면 결국 중국 탓으로 돌릴 것이고, 우리 증시는 그 여파를 맞을 수밖에 없다.
 
십여 년간 선진국의 주당순이익(EPS)은 증가한 반면 신흥국은 대폭 감소하면서 신흥증시의 높은 성장률은 전설이 돼버렸다. 혁신기업도 모조리 선진국에서 나오는 게 작금의 상황이다. 특히, 미국은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율을 훌쩍 넘어 작년에 2.9%를 보여주었다. 내년에 미국 경기가 침체된다고 해도 잠재성장율은 달성하리라 전망된다.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자율은 내년에도 하락세를 유지할 것 같다. 성장률이 둔화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더불어 연방준비제도(Fed)를 다시 비난할 것이고, 파웰 연준 의장을 대놓고 압박하는 모습을 다시 볼 것이다. 결국 우리도 금리를 인하할 것이고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과거 '통화증발은 곧 인플레이션'이라는 주장은 유럽과 일본을 보면 맞지 않는다.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면서 흑자와 균형을 말할 수 없다. 다만, 은행과 기업이 계속 돈을 쌓아놓기만 할 것이므로 휠씬 큰 확장 재정을 통한 수요 진작이 필요하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은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우리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미·중 분쟁에서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일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THAAD) 배치 여파가 아직도 진행 중인데 문제가 불거진다면 손실을 각오해야만 할 것이다. 그 외에도 중국은 기업과 가계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한편, 미국의 셰일오일은 국제유가를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증가시켰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시작된 논쟁은 점점 커져서 미군 철수까지 거론될 수 있지만, 실제 미군 철수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보다는 그로 인해 촉발되는 우리 내부의 격렬한 분열과 가짜뉴스가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때 그리스, 이태리 및 스페인에 위기가 왔을 때를 기억하면 유럽의 상황은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 보인다. 그러나 이미 마이너스 금리에 들어간 유럽이 고도성장을 이루지도 않겠지만 브렉시트로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끼치리라 보이지도 않는다. 영국의 GDP는 2조8000억달러로 우리나라보다 1.7배 많다.
 
내년에 수많은 변수가 우리 증시를 쥐락펴락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실적이다. 올해 감소한 상장회사의 영업실적은 경기 저점에서 회복국면으로 돌아서면서 반전할 것이다. 아울러 반도체·디스플레이의 재도약과 그동안 추진했던 기업혁신의 성과가 나타나면서 저생산성 제조업과 차별화될 것이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당위론적이나 뺄 수 없는 것이 남북관계다. 우여곡절 속에 군사적 긴장은 완화됐으나 경제로는 전혀 나가지 못하고 있다. 남북 문제는 결국 경제 문제이며 다시 도약할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다. 짐 로저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남북경제협력이 ‘한반도의 기적’을 이뤄낼 것이며, 내년부터는 최소한의 기반이라도 조성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최욱 전 코넥스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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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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