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 느낀 현대차 노조, '강성' 버렸다
'실리' 성향 이상수 후보 8대 지부장 당선
자동차 판매량 하락에 '고용 위기' 고조…"파업보다는 협력"
입력 : 2019-12-04 14:45:05 수정 : 2019-12-04 14:45:05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무리한 투쟁보다는 생존과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수정한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줄고 산업 패러다임도 바뀌면서 생산직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내부에서도 이 같은 위기감을 감지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 노조는 전날 진행한 8대 임원선거 투표 결과 실리·중도 성향 이상수 후보(기호 3번)가 49.91%(2만1838표) 지지를 얻으며 당선됐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5만552명 중 86.59%인 4만3755명이 참여했다. 실리 성향의 후보가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은 2013년 이경훈 전 지부장 이후 6년 만이다. 이 당선자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며 임기는 2년이다.
 
이 당선자는 노조 내 4개 조직 중 하나인 '현장노동자' 소속이다. 다른 조직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금속노동자민주연대, 민주현장투쟁위원회와 달리 실리주의라는 평가를 받는 조직이다.
 
현대차 노조 지부장으로 당선된 이상수 후보가 4일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조
 
경쟁자였던 강성 성향 문용문 후보(기호 2번)가 단계적 정년 연장, 노동시간 단축 등의 공약으로 표를 호소했다면 이 당선자는 조합원 고용 안정과 합리적 노동운동 같은 실리를 중시한 공약을 내세웠다. 이 당선자는 유세 기간에도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때마다 관례처럼 반복하던 파업을 지양하겠다고 강조해왔다.
 
현대차 생산직은 평균 연봉이 8900만원에 달해 그간 '귀족노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량 감소에도 노조원들이 임금 인상을 끊임없이 외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이를 의식한 노조는 올해에는 8년 만에 무파업으로 임금 협상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여기에 공유차, 전기차 등으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생산직 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공유차로 인해 신차 판매가 줄고 있고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들어가는 부품 수가 적어 생산 공정이 더욱 단순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 자문 자문위원회도 2025년까지 생산인력의 약 30%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진행한 현대차 노조 8대 임원선거 투표 개표 현장. 사진/현대차 노조
 
'철밥통'으로 불렸던 현대차 생산직들의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 위기에 처하자 내부에서도 사측과의 대립보다는 힘을 합쳐 미래차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노조위원장인 하부영 위원장도 지난달 열린 한 포럼에서 "우리가 임금으로 보면 대한민국 상위 10%에 들어가는데 아직도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한다"며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나머지 90%에 속하는 영세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 하 위원장은 강성 성향 인물로 알려져 있다.
 
새롭게 출범하는 현대차 노조 지도부는 임금 인상을 위한 파업보다는 고용 안정과 4차 산업시대에 대비해 새로운 인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당선자와 낙선한 문 후보의 표 차이가 불과 0.93%p(405표)기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내부 갈등이나 강성파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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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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