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옥여고, '왕따' 피해자 '방치' 논란
"지속적인 '학폭'에도 '솜방망이' 처분"…피해 학생은 중증 불안·우울 시달려"
입력 : 2019-12-04 11:09:51 수정 : 2019-12-04 11:09:51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금옥여자고등학교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학교폭력 피해자를 방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가해자와 분리시키지 않아 피해 학생은 중증 우울과 불안으로 자살 우려까지 진단이 나왔는데도, 교육 당국은 학폭에 대한 조치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권한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며 팔짱만 끼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금옥여고는 지난달 7일 1학년 급우인 가해자 A양과 피해자 B양에 대한 학폭위를 마쳤지만, 재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가해자에 대한 처분이 가볍다며 재심을 요구한 B양 부모에 따르면, 학폭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꾸준하게 이뤄졌다. 같은 중학교였던 두 학생은 학기 초기 2~3개월은 친했지만, 사이가 틀어진 뒤 A양이 B양에 대해 '왕따'를 시작했다. 같은 학급에서만 주도한 게 아니라, B양의 동네 친구까지 하나씩 만나 B양과 만나지 않게 하는 방식으로 학폭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후 올해 들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면서 두 학생은 같은 학교의 같은 반에 속했는데, 1학기에는 별다른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는 A양이 다른 학생을 왕따시키고 있었고, B양은 학기말인 지난 6월 학내에서 학원폭력을 다루는 기구 'Wee 클래스'에서 해당 사실에 대해 증언했다.
 
이후 2학기에 A양이 B양에게 다시 '집단 따돌림'을 가하기 시작했다. 같은 반에서만 동조자 5명을 모으고, 다른 학교에 다니는 학생까지 회유했다.
 
학폭위에서 A양은 △서면사과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학교 내 봉사 5일 △특별교육 4시간 이수에 처해졌다.
 
이에 대해 피해자 쪽에서는 가해자 조치가 미흡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중이다. 학폭이 수년 지속됐고,  범위가 학급 울타리를 넘어섰으며, 2학기 학폭은 증언에 따른 보복성일 가능성이 있는데도 조치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전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반에 있는 상황에서, 접촉 금지가 실효성이 없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급기야는 학교가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고 의심까지 하는 실정이다.
 
교육 당국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등 문제는 사안을 종합해 학폭위가 결정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같은 반에 가해자와 피해자 학생이 있는 상태에서 조치가 실효성을 지니려면 담임이 사후지도를 해야 한다"라며 "가해 학생에게도 교육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확인서상 B양은 기준치를 넘어서는 중증 우울, 중증 불안으로 기재돼있다. C 심리학과 교수는 "정신과 전문의의 면담을 필요로 하긴 하지만, 척도상으로 볼 때 매우 극심하고 높은 우울과 불안"이라고 말했다. B양 부모는 "아이가 몇 번씩이나 죽고 싶다고 한다"며 "가해자들이 여전히 같은 반에 있으니 오전 1·2교시만 하고 집에 오는 등 학교를 포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쪽은 재발 방지를 위해 A양과 동조자를 B양과 분리하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A양을 다른 반으로 옮기거나 전학시키고, 동조자 5명은 다른 반으로 옮기고 특별 교육을 이수하게끔 촉구하는 중이다.
 
<뉴스토마토>는 이번 사안에 대해 가해자와 학교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으나, A양은 연락이 닿지 않고, 학교는 답변을 거부하는 상태다.
 
지난해 10월 푸른나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 등이 광화문광장에서 학교폭력예방 가두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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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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